8일 -20.78%, 전날 상승분 대부분 반납···"기대감 과하게 반영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미 정상회담 이후 급등했던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8일 전일대비 20.78% 급락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잔고가 크게 늘어나는 등 주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지난달 20일 종가 1만3800원 이후 급등 랠리를 시작해 전날인 7일 3만2000원이 될 때까지 12영업일 동안 1만8200원(131.88%) 올랐다. 특히 7일에는 6900원(26.59%) 상승하며 상한가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의 7일 종가는 지난 2013년 11월 7일 3만2141원 이후 7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금액이다. 두산중공업의 급등 랠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실적 부진의 원인제공을 한 원전사업에서 비롯됐다.
앞서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내수·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해 3월23일 유동성 부족,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2269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지난 2019년 4400만달러를 투자한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가 미국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목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해외 원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내년 진행될 1000~1200MW급 체코 원전 본입찰에서 우리나라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주가 상승 요인이 됐다. 온라인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두산중공업과 테슬라를 합쳐 '두슬라'로 부르며 최근 1개월간 23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투자에 열을 올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대형 원전, 석탄 중심의 구경제에서 풍력, 가스터빈, 소형원전, 수소 등의 신경제로 전환에만 성공한다면 향후 10년동안의 성장에 대한 걱정은 덜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우상향 랠리는 8일 하루만에 6650원 하락(-20.78%)하면서 멈췄다. 전날의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렇다할 실적 없이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473만여주에 불과했던 공매도 잔고는 지난 3일 1307만여주로 2.76배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원전 협력에 합의는 했지만 결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고, 그 외 친환경 에너지 사업들도 안정화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