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절차·지분인수 협상 해오다 최종 결론···상장 재추진도 검토"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화그룹이 삼성에 남아있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삼성물산 20.05%·삼성SDI 4.05%)를 1조원에 전량 사들이기로 했다.
한화종합화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당시 한화는 삼성에 지분 일부를 남겨두는 대신 2021년까지 삼성종합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을 상장시키기로 했다.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화에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도 계약 내용에 포함했다.
이번 지분인수 결의로 한화종합화학 잔여지분을 한화가 모두 인수하면서 두 그룹의 빅딜은 6년 만에 마무리됐다.
한화는 상장 대신 지분인수로 바꾼 배경에 대해 "최근까지 상장절차와 함께 지분 인수 협상을 병행해오다 지분인수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인수 금액으로 1조원이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빅딜 이후 변한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법하게 산출했다"며 "인수 대금 1조원은 한화종합화학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세 차례에 걸쳐 나눠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한 뒤 내년부터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2~3차 대금을 나눠낸다는 방침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이번 빅딜 완성을 계기로 수소 관련 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수소 중심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소 혼소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 PSM과 네덜란드 기업 ATH를 인수했다.
수소 혼소는 기존 가스터빈을 개조해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 기반 자산을 활용하면서 수소 비중을 늘려가는, 수소 시대의 징검다리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eco-friendly)도 본격화한다. 한화토탈 대산 공장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 사업,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해해 자원을 순환 사용하는 기술(Chem-cycling)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삼성 빅딜 시즌1이 마무리됐다"면서 "시즌2는 미래 전략 사업을 본격 추진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업의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상장 재추진 가능성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