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부담 없이 배터리 교체 가능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내달부터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배터리 파손사고 시 교체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손해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파손 시 교체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특별약관(특약)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파손사고로 전면교체가 필요한 경우 '자기차량손해' 보장에서 새 배터리 가격에 감가상각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 때문에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배터리 파손사고 시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수보험팀은 오는 8월까지 손해보험사들에게 전기차보험 특약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권고 내용은 그동안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갔던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사들이 특약 도입을 통해 보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전기차 배터리 파손 시 본인 부담없이 새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손해보험사들도 일부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정부 방침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특약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금감원이 권고한 특약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3월 전기차 전용 상품에서 사고로 배터리가 파손된 경우 차량 연식과 관계없이 새 부품으로 교환해주는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을 신설했다.
DB손해보험은 2017년 전기차 특성에 맞는 보험료 할인과 보장으로 구성된 개인 전기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사고로 배터리 손상 시 가입자의 부담 없이 새부품으로 교환해주며 사고시 차량가액의 100%를 보상하고, 충전 중 상해사고도 보장해주고 있다.
KB손해보험도 지난 14일 '전기자동차배터리신가보상특약'을 선보였다. 이 특약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장해주며, 소비자는 부담 없이 새 배터리로 교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등도 8월 초부터 해당 특약을 마련해 제공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8월부터 일괄적으로 적용하라는 지침에 따라 준비가 거의 마무리 된 상태"라며 "앞으로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의 143만원보다 21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도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 76만원보다 19만원 비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