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가계대출 조이기 효과?···7월 증가세 둔화
전방위적 가계대출 조이기 효과?···7월 증가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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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중단 이후 '가수요'는 증가
10일간 신용대출·마통 증가세 '플러스' 전환
은행 영업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시중은행 영업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한층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한 때다.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대출 등 일부 대출상품을 중단하거나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줄였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 압박 카드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95조3082억원) 대비 3조5068억원 증가한 규모로, 직전 증가폭(6조2009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안정화됐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원으로 전월보다 12억원 증가했다. 직전 증가폭이 1조863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대폭 둔화됐다. 신용대출 잔액이 오히려 줄었던 지난 2월과 5월을 제외하면 증가폭은 올해 들어 가장 낮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93조4148억원으로 3조8311억원 늘었다. 직전 증가폭 3조823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주요 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비롯됐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 여신담당자들에게 총량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은행들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대출을 일시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업계는 지난달 농협은행의 주담대 취급 중단 이후 '받을 수 있을 때 미리 받아두자'는 대출 가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장기적으로 전체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국의 규제 기조에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1월 말까지 주담대 신규 접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상반기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7%를 기록하는 등 당국의 관리 가이드라인(5~6%)을 넘어선 탓이다.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농협중앙회도 주담대, 전세대출 등 일부 대출을 제한적으로 받기로 했다. 이 외 5대 은행 모두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배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 중단·제한 소식에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마통) 등으로 차주들이 몰리는 '가수요 현상'도 나타났다. 앞으로 대출을 받기 힘들어질 것이란 공포가 형성돼서다.

실제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소식이 처음 나온 지난달 19일 이후 31일까지 열흘간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 잔액은 5678억원 늘었다. 지난달 2~19일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7957억원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중순 이후 대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마통 잔액 또한 2~19일 1조2373억원 줄어든 반면 20~31일에는 2503억원 늘어, 증가세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같은 대출 가수요 현상이 전체 가계대출 둔화 흐름에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말 가수요가 몰렸던 것은 맞으나 예년의 신용대출, 마통 증가폭과 비교하면 오히려 수치는 크지 않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달 말 마통 수요가 많이 몰렸으나 은행들이 대출을 많이 내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금액 자체는 기존 대비 크게 늘지 않았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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