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FOMC 전 박스권 등락···强달러·위안화 흐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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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원들, 테이퍼링 도입 가능성 잇단 언급···WSJ, 11월 전망
추석 전 국내 수급 요인·外人 국내 증시 순매도세 흐름 살펴야
위안화, 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중국 경기부양책 기대 전망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3~17일) 원·달러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낼 '빅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에 따른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 부각 및 미·중의 완화된 갈등 형국에 따른 위안화 변동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오는 21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전망이지만, 추석 전 수급 요인에 따라 상당한 변동폭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69.1원) 대비 5.5원(0.47%) 오른 달러당 1174.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5원 갭업한 1170.6원으로 개장해 오전 중으로는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개장 후 곧장 1174원 레벨로 올라선 환율은 장중 한 때 1172원선으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오전 10시 이후로는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추세적인 방향성을 가져가지 못한 채, 1150~116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완화적인 신호가 감지된 잭슨홀 미팅 이후 줄곧 하향세를 그려온 환율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한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까지 맞물리며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잇따른 환율 하락 재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150원 레벨을 지켜냈고, 하단 국면의 관성이 약해짐에 따라 달러 약세·원화 강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에선 되살아나는 강(强)달러와 원화와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한 위안화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최근 미국 물가지표가 상당한 수준을 보이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재차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8월 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전월 발표치(1.0%)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8.3% 올라 지난 2011년 11월 지수 산출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으며, 다수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인터뷰와 연설 등을 통해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서도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테이퍼링이 오는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92.6선을 기록하며, 최근 뉴욕증시 마감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내 수급에서는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리스크오프 심리 부각, 지속적인 원화 약세 흐름 및 역송금 출현 등으로 외국인의 '셀코리아(한국 주식 매도)' 움직임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 만한 재료도 부족하다는 점도 환율 상승을 제어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추석 직전으로 중공업체·수출업체 등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타나는데, 높아진 환율 레벨도 업체들의 네고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와 동조 현상이 강한 중국 위안화의 동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위안화 역시 중국 규제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지만, 달러의 변화에 상대적으로 원화 대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내 정책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기 떄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 소식은 그동안 절정을 향해 가던 양국의 갈등 국면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해당 통화에서 미·중 정상은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양국 간 틀어진 관계를 향후 개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일(현지시간) 7개월여 만에 성사된 양국의 정상 통화가 있던 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년 만에 3700선을 돌파했다. 상하이지수가 종가 기준 37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8월19일(3794.11)이 마지막이었다. 위안화 환율은 전화 회동 직후 역외 달러당 6.42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번 주에는 오는 14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어 15일에는 미국·중국의 8월 산업생산, 통계청의 고용동향(8월), 16일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연설, 미국 소매판매(8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활동지수(9월), 17일 유럽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달러화지수는 3주 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지속과 함께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8월 중국·미국의 생산자물가로 인한 물가 리스크 재소환 등이 달러 강세 전환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 한 주 미국 주가가 조정을 받은 점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위안화는 7개월 만에 이뤄진 미중 정상 통화가 긍정적 뉴스로 작용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달러화 추세를 결정한 강력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8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이번 주 주목할 이벤트로 꼽힌다. 8월 생산자물가와 같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지표가 발표된다면 미국 경기 둔화 흐름과 맞물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자극할 여지가 높다. 또 9월 초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및 국내 주가 흐름도 주요 변수로 꼽히며, 재차 확대되고 있는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 지속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다만, 추석 연휴와 오는 21일 예정된 FOMC 회의 등에 따른 관망 심리로 원·달러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65~1175원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지수 하락과 리스크온에 1150원대로 레벨을 빠르게 낮춘 뒤, 델타 변이 우려 확산에 따른 미국 달러화 반등,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도 영향을 반영하면서 재차 1160원대로 상승했다. 글로벌 델타 변이 확산, 연내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재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지수는 92선 초반까지 하락한 뒤 재차 상승했다.

신흥국 통화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원화 대비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중국 8월 수출이 전망치를 상회하고 정책 기대감이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최근 중국 통화상화지수도 반락했는데, 이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의 선회를 암시한다. 정책 변화로 유동성 지표가 추가적으로 둔화되지 않을 경우, 3~4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심리 지표의 반등이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재정 부양 기조도 강화될 전망이다. 월간 재정성 예금 추이를 볼 때 상반기까지는 증가 추세를 보인 뒤, 하반기부터 감소하는 계절성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Citi 경기서프라이즈 지수의 과거 평균치를 보면 상반기까지는 지표들이 눈높이를 하회하며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가다 하반기에 상승 전환, 이후 연말에 지수가 재차 9선 위를 그리고 있다. 이에 4분기 중국 지표 반등 가능성은 높아지며,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위안화,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순환적인 강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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