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피로 혈당 스파이크와 구분해야
"춘곤증 한달 이상 가면 병원 찾아 진료"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최근 낮 기온이 20도를 넘고 맑은 하늘에 완연한 봄이 오면서 많은 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밀려오는 '춘곤증(春困症)'을 호소하고 있다.
춘곤증은 의학용어나 의학적인 진단명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으로 봄에 신체적인 리듬이 저하하면서 발생한다. 춘곤증의 주요 증상은 △피로 △나른함 △졸음 △집중력 저하 △권태감 △무기력함 등이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나 학생에게도 힘겨운 계절이지만 운전을 하는 이들에겐 자칫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필요하다.
25일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관련 교통사고는 1만765건이고 사망자는 100건당 약 2.9명으로 음주운전 교통사고 1.5명의 약 2배에 달한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점심 전후 20분 이내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다만 20분 이상으로 넘어가면 야간 수면의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낮에 햇빛을 받으면 수면에 도움이 되는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난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춘곤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스마트폰 액정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해 수면 리듬을 방해하기 때문에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봄 제철 나물과 과일로 미네랄과 비타민을 보충하고 오후나 밤에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과다하게 마시거나 과음을 하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졸음 해소를 위한 카페인 섭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한 카페인의 하루 섭취 제한량인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19세 이하 체중 1㎏ 당 2.5㎎ 이하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계절 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니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지만 피로, 졸림, 체중 감소를 동반한 피로 등이 지속될 땐 혈당 스파이크나 다른 의학적 질환 때문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 수치의 급변화로 인해 음식을 섭취한 후 흡수가 시작되는 식후 30분부터 2시간 이내에 피로를 느끼는 것이다. 이런 경우 식사 후 혈당 수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고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반응성 저혈당이 나타나 심한 피로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 섭취 후에 빈번하게 나타난다. 혈당 스파이크가 온 경우에는 전반적인 식단 관리가 필요하고 특히 당뇨 전 단계와 당뇨병 환자에게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춘곤증과 구분해 내원하는 것이 좋다.
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봄에 신체 리듬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한다"며 "건강한 수면 습관, 규칙적인 운동, 절주, 균형 잡힌 식사 등의 건강한 생활은 춘곤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춘곤증 증상이 한 달 이상 나타나거나 증상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