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속 선호↑···메타버스·탄소배출권 등 테마 ETF 자금 몰릴 것"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에 ETF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다양한 업종과 테마로 투자가 가능한 ETF로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ETF 상품 4개에 총 1조1025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TIGER(타이거)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만 6460억원에 달해, 2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3107억원)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이 ETF는 중국 전기차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중국 최대 리튬기업 간펑리튬과 전기차 1위 업체 BYD 등을 담고 있다.
1년도 안 돼 순자산 2조8476억원으로 불어났고, 1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보인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장은 "낮은 자동차 보급률과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타이거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 ETF로 투자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메가 트렌드로 자리한 메타버스 관련 ETF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코덱스) K-메타버스액티브'(1653억원)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메타버스'(1350억원)는 각각 7위, 9위에 올랐다.
K-메타버스액티브는 지난달 13일 상장 후 한 달여 만에 순자산 3366억원으로 불어났다.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선정, 비중을 조정하는 점이 특징이다.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점에 주목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차별화를 뒀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장은 "메타버스 관련 종목이 지수에 반영되는 시차를 줄이고 시장의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액티브 ETF로 상품을 출시한 점이 높은 수익률(38.3%)로 이어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 자금도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양상이 지속되면서 낮은 비용, 높은 접근성이라는 제도적 장점을 지닌 ETF 투자는 더욱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테마를 기반으로 한 ETF가 속속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횡보장이 이어지는 시기엔 특정 업종이나 테마에 투자 가능한 ETF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지수 추종 ETF가 시들해지는 가운데, 친환경, 2차전지에 더해 메타버스와 탄소배출권 등 테마형 ETF에 단기간에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