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7일 "ESG공시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선진화하되, 우리 경제상황이나 산업 특성이 적절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기준에 따른 ESG공시 확산 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일 전세계 197개국이 참여한 COP26 회의에서 국제적으로 단일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고 위원장은 "ESG공시는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과 각종 ESG평가의 기초가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ESG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적인 축"이라며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이 국제 회계기준과 동일한 수준의 국제규범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우리기업, 정부, 관계기관 모두가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공시 확산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ESG공시 제도 선진화 △ESG공시제도 효율화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인 ESG 참여 등 3가지를 꼽았다.
먼저, 고 위원장은 "우리나라 ESG 공시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선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제시하는 국제기준 등 글로벌 요구 수준에 부응하도록 지속 보완·개선하되, 우리의 경제상황이나 산업 특성이 적절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SSB에 한국인사 추천, 정부재정 지원 등 국제사회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ESG 공시제도에 따른 중복 규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화도 추진한다. 고 위원장은 "전 세계적인 ESG 확산 기조에 따라 다양한 ESG 활동이 강조되면서 당사자인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도 많다"며 "ESG와 관련해 여러 부처가 공시 의무화를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기업들이 중복적인 공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고 위원장은 또 "기업을 포함한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ESG 참여가 중요하다"며 "기업, 금융회사,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ESG 정보와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면 ESG 공시에 대한 시장신뢰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기업도 눈앞의 이윤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때 비로소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ESG 공시는 지금도 의무화 여부, 적용대상 범위, 공시내용 등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주제"라며 "그 어떤 주제보다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우리 실정을 균형있게 감안해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