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민간 확산 '신호탄' 되나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민간 확산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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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외이사에 김영수 전 수은 부행장 추천
지난 11일 국회 통과 이후 첫 민간 도입 시도
이사회 "주총 안건으로 상정, 주주 반대로 부결"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겸 KB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KB금융노협)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겸 KB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KB금융노협)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노조추천이사제 추진을 위한 5번째 도전에 나선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이후 민간 금융회사에서 추진하는 첫 노조추천이사제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3월 사외이사 7명의 임기가 종료되는 데다 그 중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사외이사가 임기규정 5년을 모두 채우게 돼 연임이 불가능해서다. KB금융이 올해 최소 1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교체할 예정인 만큼 이에 맞춰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이날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겸 KB노협 의장은 "다시 주주제안에 나서는 것은 경영참여의 목적이 아닌 주주이자 직원의 대표로서 회사가 해외사업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KB노협은 글로벌 부문에서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김영수 전 수은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전 부행장은 수출입은행에서 선박금융, 외화조달기획, 기업금융 부문 등을 거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상임이사를 역임한 글로벌 사업부문 전문가다.

KB노협 측은 "경쟁사와 달리 사외이사진에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없어 해외사업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KB노협이 지난 11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민간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시도하면서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업계는 국책은행과 민간 금융회사에서도 노동자의 경영 참여 요구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한 수출입은행에 이어 IBK기업은행도 오는 3월 주주총회 일정에 맞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류 의장도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는 등 사회적 변화가 일고 있는 만큼 단지 '이사회가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초법적인 이유로 이번 시도가 또 다시 무산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KB금융 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소위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KB금융 노조가 경영에 참여할 경우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경영진과 주주들의 인식이 강한 탓이다. 앞서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네 차례 시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막혀 좌절된 바 있다.

이날 KB노협 주장에 대해 KB금융 이사회 측은 "노조가 주장한대로 주주제안을 (이사회가) 거부한 적은 없다"며 "상법 363조의 2(주주제안권)에 의거해 절차대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으나 주주들이 반대해 부결됐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사회 내 글로벌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재무분야에 글로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고,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역임한 솔로몬 이사는 글로벌 사업에 대한 주요 자문과 해외주주 대상 소통에 큰 역할을 해왔다"며 "이사회가 해외사업과 관련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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