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러 에너지 제재' 장중 8%대 폭등···WTI 3.6%↑ 마감
국제유가, '러 에너지 제재' 장중 8%대 폭등···WTI 3.6%↑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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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공식 발표에 앞서 한때 8%대까지 급등하는 등 민감하게 움직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WTI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배럴당 8% 이상 뛴 129.44달러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진정세를 보이며 WTI는 배럴당 3.6% 상승한 123.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이다. 5월물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특정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와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생산 등 관련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자국의 신규 투자도 전면 금지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추가 조치"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가 더이상 미국 항구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름값 등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지만 이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그치지만 휘발유와 디젤 생산에 필요한 연료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8%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도 성명을 통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EU)는 이번 제재 조치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 마감이지만, 지난 6일 밤 잠시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의 원유를 수입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원유 수급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러시아에서 하루 20만 배럴 분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원유와 다른 석유제품을 다 포함해도 하루 67만2천 배럴로 미국 전체 수입량의 8% 수준이다.

에너지 관련 정보 분석회사인 리스태드 에너지의 아르템 아브라모프는 "단기적으로 조정이 이뤄지겠지만, 시장에 구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가 예상됐던 조치인 만큼 유가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으로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2천 달러 선을 돌파해 역대 최고가에 근접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2.4%(47.40달러) 오른 2,043.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금값은 장중 최고 온스당 2,078.80달러로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으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8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2,069.40달러)에는 살짝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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