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뜻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올해 1분기(1~3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분기 미국발(發) 긴축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금융시장 내 불안은 확대됐다. 하지만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투자 이탈도 커진 결과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6960억달러로, 전분기(6596억달러)와 비교해 364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증가폭으로도 분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를 한 금액을 의미하며, 직접투자를 비롯해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대출 △무역신용 △현금 및 예금 △준비자산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흑자인 가운데 직접투자 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주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비거래 요인으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자산은 2조1893억달러로 전분기와 비교해 109억달러 증가했다. 기업 해외 직접투자가 5866억달러로 203억달러 늘었다. 반면,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증권투자는 240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해외 주식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입 등으로 167억달러 늘었지만, 반대로 주가는 하락해 429억달러 줄었다. 이로써 외환보유액은 4578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53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4933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255억달러 줄었다. 직접투자는 채무상품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4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증권투자는 크게 축소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35억달러 팔아치웠으며, 코스피 하락 및 원화 가치 약세까지 맞물리며 지분증권 규모는 622억달러 급감했다.
다만, 채권투자 흐름은 지속돼 부채성증권(채권)이 분기 중 118억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