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대 카타르 LNG선 발주 시동···조선업계, 턴어라운드 기대
24조원대 카타르 LNG선 발주 시동···조선업계, 턴어라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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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가 상승·러시아 제재 여파에 고전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사진=각 사)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가 개시됨에 따라 오랜 기간 적자를 내왔던 조선업계가 연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최근 철강사들의 후판 가격 인상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가 변수로 남아있어 고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조만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LNG선 본격적인 수주 계약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QP는 지난 2020년 6월 빅3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슬롯 계약은 신조(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으로, 규모만 190억달러(한화 약 24조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으로 알려진 카타르는 현재 7700만t 정도인 LNG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왔다. 이에 따라 LNG를 실어나를 운반선이 대거 필요하게 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조선업체의 도크까지 선제적으로 예약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QP는 한국 업체보다 먼저 계약을 체결한 중국 후둥조선에 이미 발주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타르 측과 계약 막바지 작업 점검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 카타르에 LNG선을 공급할 선주사와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3 모두 비슷한 시기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발주도 동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조선사들은 10년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 입어 카타르 측의 대량 발주건으로 올 하반기부터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선박용 후판 공급 가격이 지속 인상되는 등 국내외 변수가 많아 긴장을 늦츨 순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철강 및 조선업계는 최근 상반기 협상을 통해 선박용 후판 공급 가격을 t(톤)당 10만∼15만원 올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후판가는 지난해부터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사들은 지난해 후판 가격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t당 각각 10만원, 40만원을 연달아 올렸다. 때문에 조선업계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최소 1000억~최대 4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러시아 선주 측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계약자체가 파기되면서 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0월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LNG 운반선 3척 중 1척을 계약 해지한다고 지난달 18일 공시했다. 대(對)러시아 제재로 인해 중도금이 기한 내 입금되지 않아 해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금액은 3300억원 정도다.

현재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해 건조 중인 LNG선은 총 7척으로, 만일 계약이 무산될 시 피해금액은 10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러시아 측과 대금지급방법 등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계약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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