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절반 축소···항공업계, '고유가·고환율' 악재 극복하나
적자 절반 축소···항공업계, '고유가·고환율' 악재 극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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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가이드, 2분기 맑음 전망···매출은 2배 껑충
국제선 정상화 앞당겨···연내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 전광판. (사진=주진희 기자)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 전광판.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2년만에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오랜 불황을 겪어오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 가 하면 적자규모를 절반 이상씩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시장에서는 회복의 걸림돌로 꼽히는 고유가, 고환율 등의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연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추정한 항공업계의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LCC(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4곳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적자 규모가 컸던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각각 1833억원, 13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51억원, 634억원) 대비 2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 또한 721억원, 488억원에서 381억원, 25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초 정점에 도달한 뒤 꺾이기 시작하면서 여객 회복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장거리 네트워크와 화물 사업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또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이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고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 증명서 또한 면제하는 등 정말 본격적으로 항공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시점"이라며 "항공사들 모두 이 시기가 터닝포인트라 생각하고 오랜기간 준비해왔던 정상화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국제 변수로 인해 고유가,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시장 회복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7일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77.08달러로 작년 6월보다 128.9%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0.8% 올랐다. 이렇게 되면 항공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실적 개선의 시기가 지속 늦춰질 수 밖에 없다. 항공사 영업비용 중 유류비 지출은 30~40%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연일 치솟는 환율도 항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23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돌파했다. 130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7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고환율은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국제적인 변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흐름을 따라 최대한 항공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춰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인식한 정부도 국제선 내 공급과 수요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입국체계 개편을 앞당겨 시행 중이다. 지난 2020년 4월부터 시행해 온 인천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 수 제한(슬롯 제한)도2년 2개월만에 해제했고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 수 또한 40대로 정상화 됐다. 더해 증편 규모 제한없이 항공 수요에 따라 항공편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고유가 및 원화약세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여객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입국자 격리 해제 이후 국제선 탑승률이 45%에서 80%대까지 오르는 등 여객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아직 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방역수칙이 타이트하지만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과 미주와 유럽 노선 정상화로 3분기부터 국제여객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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