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대기성 장세에 强달러 베팅·결제 수요↑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27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5원 이상 뛰며 1310원대로 재진입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와 함께 강(强)달러에 베팅하는 포지션 정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07.6원)보다 5.7원 올라선 1313.3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4원 오른 1311.0원으로 출발했으나 개장한 직후 1308.5원까지 떨어지는 등 장중 초반으로는 낙폭이 컸다.
하지만 오후 외인 등으로부터 결제 수요(달러 매수)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압력이 확대됐고, 수급적으로도 하단지지가 상승폭을 급등시키며 1310원 상단에서 장이 마무리됐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는 28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이날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포지션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렁인덱스)의 경우 아시아장 중으로는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내 움직임은 안전자산 달러로의 수요가 확대되고, 이머징(신흥국) 국가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특히 FOMC에서도 완화적인 통화 기조에 대한 언급은 가능성이 낮다. 지난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앞서 "연준은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두렵고, 이를 잡기 위해선 경기 둔화도 감내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 내에서는 연준이 이달 FOMC에서 '울트라스텝'(1.0%p 금리인상)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단행에 나설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9월 이후 앞으로의 FOMC에서도 최소 '빅스텝'(0.5%p 금리인상) 이상의 정책옵션을 열어두고자 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동시에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는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흐름 등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인 매수 우위에 2.57p(0.11%) 오른 2415.53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1200억원 가량 순매도에 나섰다.
이번 FOMC에서의 연준이 밝힐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의 시장 내 컨센서스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도 결과 발표를 보고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증시에서의 외인 순매도, 결제 수요 와 함께 수급적 하단 지지가 환율의 상승폭을 끌어올렸고 1313원에 도달하게 됐다"면서 "연준이 소비자물가 상승폭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동시에 경기침체 우려가 소화되고 있다는 점, 커지는 유럽의 영향력 등에 대해서도 병행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