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료 인하 점검" 금융당국 언급에···손보업계 '화들짝'
"車 보험료 인하 점검" 금융당국 언급에···손보업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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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영업손익 6264억 '사상최대'···손해율, 전년比 2.3%p↓
당국 "인하 여력 검토"···업계 "하반기 손해율 상승요인 산재"
지난달 8월11일 정체전선이 남하한 영향으로 광주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사진은 광주 시민들의 퇴근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정체전선이 남하한 영향으로 광주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사진은 광주 시민들의 퇴근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 점검 방침'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영업에서만 6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한데다 하반기 손해율 역시 개선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보험료 인하 점검 방침을 지난 5일 발표했다.

반면 손보사들은 지난 4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하했을 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 손해율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보험료 인하를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6264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4137억원) 같은 기간보다 51.4%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손해율은 77.1%로 2.3%p 개선됐고, 원수보험료는 10조3731억원으로 3% 증가했다.

이 때문에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점검하고 보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방침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가입대수 증가와 손해율 안정화 여건 조성 등을 상반기 손해율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선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손해율 증가 탓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지만, 재보험 가입에 따라 상쇄될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반면 손보업계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하반기 손해율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보험료 조정은 연간 손해율과 영업이익 등을 놓고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손보업계가 이런 입장을 내놓은 배경엔 겨울이 걸친 1분기와 4분기에 손해율이 높아지는데, 올해 1분기는 고유가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동차 이동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 올해 4분기엔 이와 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관리를 위해 손해율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보험료는 그야말로 연간 손해율과 손익을 가지고 평가해 조정하는 것"이라며 "통상 하반기에 손해율 증가 요인이 많아 보험료 인하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2~3월 영향으로 상반기 손해율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집중호우, 태풍, 폭설 등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추석 연휴기간 차량 이동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보험료 조정은 이런 전반적인 수치를 보고 회사 자율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사실상 언급한 만큼, 손보업계 역시 이를 끝까지 외면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최근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보험료 인하 방침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5.7% 올랐다. 지난 6월(6.0%)과 7월(6.3%)에 비해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매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인하를 놓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나오자마자 금융당국이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은 보험료 인하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이런 기조라면 보험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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