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이익 16조→10조원 수요 둔화로 '뚝'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삼성전자가 약 3년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 갖은 대내외 악재로 인해 반도체 분야 수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2.73% 증가했지만, 전기 대비 1.5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에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했다. 이 후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대 최고 매출 행진을 보였으나, 2분기에 77조2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6조원으로 감소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 대비 23.4%, 전년동기 대비 31.7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전날까지 집계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치는 평균인 매출 78조3062억원, 영업이익 11조8683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실적을 이끌었던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둔화로 인해 수익 확보에 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반도체 부문에서는 분기마다 10조원대 이익을 올렸지만, 이번 분기는 약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부진한 출하량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D램은 고객들의 재고 감축 영향이 크게 반영돼 가격과 출하량이 동반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특수가 사라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 역시 급격히 줄어든 것도 실적이 주춤한 배경이다. MX(모바일 경험)부문의 경우 3조원대를,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5000억~2조원대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분기 스마트폰 출하는 당초 2분기 대비 10% 이상 물량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증가폭은 이보다 낮은 한자리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4분기 또한 실적 상승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인 D램에 대해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수요 위축에 과잉 재고가 맞물려 4분기 D램 가격이 15∼1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D램과 관련해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감산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