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이자비용 늘어나 리츠 수익성 악화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주목받았던 상장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상장 리츠로 구성된 'KRX리츠 TOP 10지수'는 전 거래일(883.29) 대비 31.79p(3.60%) 하락한 851.50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10.44% 하락한 수치다. 같은날 종가 기준 공모가(5000원)을 상회하는 리츠는 신한알파리츠(6950원)이 유일하다.
신규 상장 리츠도 부진한 시장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연 7.76%의 배당수익률을 내걸고 지난 6일 상장한 KB스타리츠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한 4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진행한 일반청약에서도 2.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리츠(REITs)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의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총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 등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의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부동산투자회사법은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배당수익률이 높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리츠는 346개로 전년말(315개) 대비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자산규모는 82조6000억원으로 전년말(78조2000억원) 대비 5.6% 늘어났다. 이중 국내 상장된 리츠는 20개로 지난 8월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7조7442억원에 달한다.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7년 7.6%, 2018년 9.2%, 2019년 9.5%, 2020년 12.0%, 2021년 12.6%를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변동성인 낮은 부동산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리츠는 투자대안처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리츠에 대한 기대감이 축소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리츠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 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점과 리츠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점 등도 리츠 시장이 축소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50b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3.0%대로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 이후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이달까지 250bp를 인상했다.
증시전문가들 일각에선 금리 인상 등의 부담요소가 남아있는 상황 속에서도 리츠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리츠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상품성이나 경쟁력에 변동이 없는 만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리츠의 연이은 유상증자 발표가 맞물리며 6월 이후 가파르게 주가가 하락했다"며 "불안한 매크로 환경과 금리상승이라는 부담 요소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상장리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투자자 우위의 현재 시장 상황 속에서 개별리츠의 상품성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대형리츠의 글로벌 지수 편입으로 유동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에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을 매수 기회로 고려해야 한다"이라며 "현재 신한알파리츠의 용산 더프라임타워 매각, NH프라임리츠의 삼성SDS 잠실 사옥 매각 등이 예정돼 있는데, 최근 오피스 시장의 가격 동향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매각 차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