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조합 지원 연간 2000억원으로 확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수협은행이 내년 3분기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이를 위해 상반기까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 공적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남에 따라 사업 외연을 대폭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수협중앙회는 23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수협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에는 △금융사업 지배구조 개편 △어업인·회원조합 지원 확대 △중앙회 사업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중점 추진사항이 담겼다.
먼저 수협은 어업인 등 전국 91곳의 수협조합 지원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서는 은행 외 추가 금융회사 보유가 필수적이다.
이후 금융지주 인가 요청을 위한 최소한의 자회사 요건을 갖추게 되면 내년 3분기부터 금융지주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금융지주 설립 후에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수협은 그동안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했던 은행 배당금 등을 토대로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규모를 연간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어족자원 고갈, 고령화, 어가 인구 감소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수산업의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어촌 정주 여건 개선과 어업인을 위한 교육, 장학, 의료 등 지원 규모도 연간 1000억원대로 확대한다. 지역 수산업 발전을 위해 수협 회원조합 경영지원도 연간 1000억원대로 늘려 조합의 적극적인 금융 활동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부산 최대 수산물도매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분을 인수한다. 유통 단계 축소를 위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저가형 활어전문점 등 수산물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도 추진한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공적자금 상환을 계기로 어촌과 수산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협은 지난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1조1581억원 중 미상환 잔액 7574억원에 해당하는 국채를 지난 9월 예금보험공사에 전달함으로써 공적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