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카드사 CEO 줄줄이 임기 만료···연임 기상도는?
금융지주 카드사 CEO 줄줄이 임기 만료···연임 기상도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실적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연임 걸림돌은 '영전'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손태승 회장 연임 윤곽 나와야
'3연임 도전'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함 회장 의중 달려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주요 카드사 수장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금융지주 산하 카드 3사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주 내부 인사와 관련해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3사의 수장들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한 데다, 그룹 중추 사업을 주도하며 입지를 다진 바 있다. 그러나 업권에선 이들의 연임이 지주 인사에 휩쓸려 좌초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카드업권에서 CEO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먼저 임영진(62) 신한카드 사장과 김정기(60)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이어 김대환(58) 삼성카드 사장, 권길주(61) 하나카드 사장, 최원석(59) 비씨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5개사 수장 모두 실적만 놓고 봤을 때 경질 가능성은 낮다. 해당 5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5209억원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전년 동기 대비 7.85% 증가했다.

특히 자금경색 우려가 확대된 상황에서 인사교체는 자칫 조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보단 안정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 업권의 중론이다. 

반면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 3사 CEO의 연임여부는 안갯속이다. 3사의 수장들이 그룹 주요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특히 김정기 사장과 권길주 사장의 경우 임기가 2년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는 각 그룹별로 예고된 대규모 인사태풍에 기인한다.

◇연임 '맑음' 임영진 사장, 걸림돌은 부회장 승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3연임에 성공한 입지적 인물이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9.1% 증가한 5877억원을 기록하며 업권 1위를 수성했다. 여기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부진한 시장 상황에서 리스·할부 사업을 중심으로 활로를 뚫었으며, 동시에 점유율 1위(22%)를 수성하는 등 확고한 실적을 과시했다.

또한 임 사장은 기존 '신한 페이판'을 '신한플레이'로 리브랜딩해 결제와 자산관리를 비롯,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했다. 그 결과 업권 최초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성과 면에서만 볼 때 연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말 만료된다는 점이다. 지주 회장 인사에 영향을 받는 계열사 사장단의 특성상 임 사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 다만 3개월이라는 시간차와 현재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세한 만큼 임 사장의 4연임 자체는 문제없다는 것이 업권의 중론이다.

오히려 임 사장이 연임하는데 있어 변수는 영전 가능성이다. 현재 업권에선 조 회장의 3연임시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글로벌·WM·퇴직연금 3개 부문의 부회장직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 사장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함께 유력한 부회장 후보로 꼽힌다. 또한 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는 등 영전으로 인한 연임 불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임 '비옴' 김정기 사장, 손 회장 연임 윤곽 나와야

첫 연임에 도전하는 김정기 사장이 이끄는 우리카드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63% 증가한 1792억원을 기록,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또한 김 시장은 글로벌 사업확장에도 성과를 내고 있으며, 자체결제망 구축과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상 카드사 CEO는 2년 임기 이후 1년 더 추가 연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실적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업권에서는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다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 역시 예단하기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조치를 내렸다. 통상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는 중징계로 분류되며, 해당 처분을 받은 금융사 임원은 금융사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물론 당국 징계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 징계의 효력이 일시 정지돼, 연임이 가능하다. 앞서 손 회장은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당시에도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지만, 취소소송을 제기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해당 소송 1·2심에서 승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손 회장의 연임을 두고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임 '흐림' 권길주 사장···'염구작신'이냐 '새판'이냐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의 경우 상황이 복합적이다. 먼저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6.78% 감소한 1656억원을 기록했다. 3사 중 유일하게 실적방어에 실패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최대 실적(2506억원, 전년比 62.1%↑)에 대한 기저효과에 일회성 비용인 특별퇴직 비용과 카드론 등 고위험 대출자산 감축 등이 겹친 결과로도 풀이된다. 오히려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그룹 건전성 향상에 기여한 측면도 적잖다. 

또한 권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통합멤버십 플랫폼 개편 작업을 이끌었으며, 현재 하나카드는 모든 서비스를 '원큐페이'를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는 하나금융의 역점사업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의 핵심축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권 사장의 연임 역시 지주 인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취임 후 첫 계열사 인사를 앞둔 가운데, 내년 3월 하나은행 등 하나금융의 7개 계열사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금융이 대규모 수장 교체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함 회장은 옛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염구작신(染舊作新)'을 취임일성으로 내세운 인물이다. 안정과 화합을 추구하는 함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볼 때 대규모 인사교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 우려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은 혁신 대신 조직 안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낮지만은 않다는 게 업권의 관측이다.

업권 관계자는 "3사 모두 실적 면에서는 안정적 성과를 냈다고 본다. 관건은 후계 구도, 지배구조 변경 등 지주 차원의 의중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조직개편 당시 감염병 위기 등을 이유로 혁신보다 안정에 무게추가 쏠린 바 있다. 현재 비상경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연임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