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향후 근원물가 둔화···비용인상압력 변수"
한은 "향후 근원물가 둔화···비용인상압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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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향후 근원물가 흐름 점검' 보고서 발표
경기하방압력, 주거비 하락 등 영향에 둔화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 수급차질 해소 지연 등은 변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향후 근원물가는 국내외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가격에 반영되면서 둔화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향후 근원물가 흐름 점검(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이래 11월 기준 5%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8월(4%) 4%대에 진입한 이후 △9월 4.1% △10월 4.2% △11월 4.3%로 점차 오름세가 확대됐다.

특히 최근 근원물가 상승폭은 과거 상승기에 비해 상승폭이 큰 편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회복과정에서의 완화적 정책과 펜트업 수요, 공급병목, 거리두기 해제, 원자재가격 상승의 이차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그간 근원물가 오름세를 주도해온 외식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된 데다, 가중중위수·조정평균 물가 등 일부 기조적물가지표의 오름세가 최근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조만간 근원물가 오름세도 둔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은은 해당 전망의 근거로 △경기하방압력 증대 △전세 하락세 △임금 상승세 둔화 △비용측면의 상방압력 지속 △글로벌 공급차질 완화 등을 제시했다.

먼저 경기하방압력 증대를 들 수 있다. 글로벌 긴축 등에 따른 해외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국내경기가 둔화된 가운데, 고물가, 금리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물가 상승압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올해 하반기 이후 대출금리 상승, 매매거래 위축에 따른 전세매물이 확대되며, 전세가 하락폭이 확대됐다. 11월 들어 월세도 소폭 하락하는 등 주거비가 안정화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임금 상승세 역시 완만히 둔화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외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근원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폭이 확대될 경우 비용측면의 상방압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압력 약화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기·도시가스요금의 경우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상됐지만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상당해 내년에도 요금이 상당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해상 물류난 개선, 재화소비 증가세 둔화 등으로 점차 완화되는 것도 물가 안정 요인이다. 실제 올해 들어 글로벌 해상운임이 크게 하락하고 운송기간이 단축됐다. 생산 정상화와 함께 재고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병목 현상이 상당폭 완화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중고차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된 미국의 상품가격 오름세가 지난 3월 이후 상당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중 갈등 심화, 러·우 전쟁 장기화 등으로 경제권·공급망이 우호국 위주로 재편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약화되고, 생산·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중장기적 시계에서도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근원물가는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오름세가 확대됐지만, 앞으로는 금리인상, 경기하방압력 증대, 주거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특히 외식물가 상승률이 최근 다소 둔화되는 등 그간 상승세를 주도해온 개인서비스물가의 추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근원물가의 높은 지속성,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의 이차효과, 일부 품목의 수급차질 해소 지연 등은 둔화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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