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부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기 위한 2차 수주지원단을 중동에 파견한다. 고유가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중동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를 본격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1차 수주지원단의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장관이 오는 24∼26일 '원팀 코리아' 수주지원단을 이끌고 사우디와 이라크, 카타르를 방문한다고 20일 밝혔다.
원 장관은 사우디를 먼저 찾아 야시르 알 루마이얀 국부펀드(PIF) 총재와 마제드 알 호가일 도시농촌주택부 장관을 만난다. 우리 건설기업의 사우디 핵심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알 루마이얀 총재와는 네옴시티 등 사우디 대형 프로젝트에서 적용하는 모듈러 주택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중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네옴시티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PIF와 모듈러 건설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에는 사우디 현지에서 더 구체화한 내용을 담은 모듈러 건설 협력 MOU를 맺을 예정이다.
모듈러 공법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는 설치와 내외장 마감 등만 진행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MOU로 사우디 주요 프로젝트에 한국의 모듈러 주택이 활용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어 이라크를 찾아 코로나와 이라크 국내 정세 등으로 연기된 제9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 개최를 위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국토부 장관과 이라크 무역부 장관이 수석대표인 한-이라크 공동위는 1984년부터 2017년에 걸쳐 8차례 열렸으나 2017년 이후 개최되지 못했다.
정부는 이라크 방문을 계기로 고위급 협력 채널을 다시 가동하고 이라크 재건 사업과 대형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라크에서는 신정부 구성 후 추진이 재개된 바그다드 경전철 사업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수주지원단은 한화건설이 최근 사업을 재개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도 찾는다.
카타르에서는 우리 기업이 참여한 도하 메트로 사업의 미수금 협상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원 장관은 "실질적 수주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우리 기업의 우수한 역량을 홍보해 협력 관계를 돈독히 이어나가야 한다"며 "해외건설 수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원팀 코리아'를 파견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