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美 FOMC '베이비스텝' 유력···'피벗' 시점은?
올해 첫 美 FOMC '베이비스텝' 유력···'피벗' 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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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추가 인상 유력···시장에선 11월 금리인하 점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공행진을 펼치던 물가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반면, 섣불리 긴축완화를 택할 경우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선 이달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오히려 금리인하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은 금리인상폭을 좁히되, 시장의 '피벗(정책선회)' 기대감을 일축하는 양면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1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올해 첫 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5~4.75%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99.4%가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참여자 절대 다수가 0.25%포인트 인상을 전제로 투자활동에 임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초 미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기준금리를 4.25%포인트나 인상하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이처럼 전례없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한 이유는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상승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강도 긴축 덕에 12월 CPI는 6.5%로 꺾였다.

반면 경기침체 징후들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12월 미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1% 줄며, 두달 연속 감소했다. 또한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9%로 전월(3.2%) 대비 둔화됐다.

그 결과 시장에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12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인상폭을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하는 속도조절을 단행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말 4.24%까지 급등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석달 만에 3.5%대로 내려왔다. 금리인상 속도는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추가 금리인상의 일시 중단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인상기에 금리인상 종료를 직접 언급한 것은 BOC가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이목은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아닌 금리인하로 넘어가고 있다. 현재 시장참여자의 대다수가 다음달 FOMC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이 중단되고, 11월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는 유지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이 6%대로 둔화됐지만,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이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이 시장에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신호를 줄 경우, 자산 가격이 반등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긴축이 종료되는 시점이나, 고물가에 따른 연준의 경계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지난달 공개된 작년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들은 규제적 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위원들은 의사록에서 "향후 지표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 하강해 목표치(2%)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고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또한 12월 금리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좁힌 것에 대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물가안정 목표를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시장의 피벗 기대감을 일축한 셈이다.

다만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대한 시장의 불신 역시 유효하다. 미 연준이 주장한 최종금리 수준(5.1%)을 크게 하회한 수준에서 미국채 금리가 형성되고 있는 게 근거다. 실제 미 국채 2년물 이상 구간은 모두 현재 정책금리 상단인 4.5%를 하회하고 있으며, 1~6 개월물 국채금리 또한 5%를 하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2월 FOMC에서 긴축적 스탠스를 강조하려 하겠지만, 시장에 매파적 시그널을 줄 만 한 무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겠지만, 금융시장은 파월의 입보다 조만간 전개될 금리 인상 사이클 중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연준 내부에서도 고물가보다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노동시장의 견조함, 낮은 실업률 등을 고려하면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 "하지만 물가 상승률과 성장 둔화가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5% 이상의 최종금리 수준은 열어두는 점진적 긴축 흐름 정도로 대응할 것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도 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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