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MI 쇼크에 고개 든 강달러···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美 PMI 쇼크에 고개 든 강달러···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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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3원↑···3거래일 만에 1300원대
美 서비스 PMI 50.5···경기 확장국면 진입
뉴욕 3대지수 2%대 폭락, 달러지수 104 상회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만에 1300원을 재돌파했다. 미국 경기지표가 예상을 웃돈 호조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재점화된 것이다. 그 결과 간밤 미 증시는 2%대 하락세를 보였으며, 달러가치는 상승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0.3원 오른 달러당 1306.2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현재 환율은 오전 10시 경 1303원선까지 후퇴했다.

이날 원화가치 하락의 주재료는 예상을 웃돈 미국 경제지표다. 전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5로 시장 예상치(47.3)를 크게 상회했다. 제조업PMI도 47.8로 예상치(47.2)를 웃돌았다.

PMI는 기업의 구매관리자들의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실물경제를 반영한 지표다. 통상 기준선(50)을 기점으로 상회시 경기확장 국면에, 하회시 경기위축 국면에 놓였음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확장국면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견조한 실물지표가 긴축 경계심을 고조시켰다는 점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근원 서비스물가에서 아직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업 경기 개선세는 서비스물가 하단을 지지하며, 동시에 연준의 긴축 여력이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연준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부상하자 시장엔 지각변동이 일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7226%로 전일 대비 2.29% 상승했으며, 10년물 금리도 3.9525%로 3.61% 올랐다.

위험선호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전장 대비 2% 하락한 3997.34를 기록했다. S&P500지수가 4000을 하향 이탈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한달 만이다.

이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3129.59로 전장 대비 2.06% 하락했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만1492.30로 2.5%나 급락했다. 103.77선까지 떨어졌던 달러 인덱스도 104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 '뉴스타트(신전략무기감축조약)'의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를 방문, 서방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이념 전쟁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고,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PMI가 기준선 50을 상회하자 고금리 장기화와 금리인하 지연 우려가 채권, 주식, 외환시장에 반영됐다"며 "오늘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심이 순매도 전환될 것이며, 환율 급등으로 연초 유입된 자금은 환손실 최소화를 위해 매수 환헤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입업체 추격매수까지 더해져 원화 약세 분위기 조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당장은 외화예금 형태로 예치된 수출업체 달러, 연초 견조한 중공업 수주 실적을 감안하면, 달러 공급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관건은 고점매도 레벨과 타이밍으로, 당국의 미세조정과 구두개입이 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장중 추가 상승은 제한되며, 1300원 중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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