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백정완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이 내실경영을 강화하면서 해외 신사업 등 지속성장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사 37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전통 대우건설맨' 백 사장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직후 조직 간 갈등을 잠재우고 화학적 결합을 하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963년생으로 국내 주요 10대 건설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한 토끼띠 CEO인 백 사장에겐 '검은 토끼해'이자 대우건설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가 그 어느때보다 남다른 한 해다. 지난 16일자로 취임 1년차에 들어선 백 사장이 그의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각종 악재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휘청였던 가운데 대우건설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인 76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주택사업 전문가'로 불리는 백 사장이 기존 주택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모회사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해외 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본부 내 실(室) 조직을 폐지하고 사업본부를 영업·수주 등 '현장'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는 한편 공공영업 부서는 CEO 직속 관리에 나섰다. 또 해외 투자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 해외사업 유관팀과 해외건축팀 등 기술역량을 결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제안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지난해 15건, 5조2763억원을 수주해 10대 건설사 가운데 정비사업 수주규모로 세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인 2021년 3조8892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창사 이래 최초 '5조 클럽'에 입성했다.
해외 사업도 탄력을 받았다. 2016년 이후 내리막을 걷던 해외 매출이 작년 2조77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8% 증가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라크 알 포 신항만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LNG T7 프로젝트' 등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도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백 사장은 올해를 시장을 제2의 리먼 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가 예고되는 등 전례없는 어려운 환경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회사 생존과 지속 발전을 위해 △유동성 리스크 관리 △양질 해외 PJ 수주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신성장 동력 발굴 준비 철저 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올해도 내실 경영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는 동시에 새로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백 사장은 대우건설 창립 50주년을 맞으며 "지난 50년이 대우건설의 도전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 성장의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혁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치 창출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임 후 안정적인 영업실적과 재무성과를 유지해온 백 사장이 올 한 해 업계 전반에 걸친 부정적인 전망을 타개하기 위해 펼칠 경영 전략에 주목된다. 이어 앞으로의 50년을 혁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