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으로 보험계약마진(CSM) 산출"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보험사, 1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5조2300억원 추정
"손익 변동성, 과거보다 상당히 커져···예실차 최소화 필요"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등 역대급 실적을 거둔 가운데, 호실적에는 새로 시행된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9) 적용에 따른 효과와 투자수익 증가 등이 반영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금융 당국이 강조했다.
생명보험사는 IFRS9 효과, 손해보험사는 IFRS9 및 IFRS17 효과로 실적이 개선됐는데, 향후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IFRS9 손익으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IFRS17 도입에 따른 재무상태 및 손익변동 효과' 설명회를 개최했다. 새 회계제도 적용을 둘러싼 실적 부풀리기 의혹 등 논란이 커지자 마련된 자리다.
앞서 업계에선 올해 처음으로 IFRS17을 적용한 보험사들의 1분기 순이익을 7조여원으로 추정, 보험사의 기초체력은 그대로인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순익이 급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해석 금감원 보험리스크제도실장은 "최근 보험사들의 실적이 부풀려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1분기 실적 개선에 올해 시행된 국제회계기준 도입 효과가 반영된 만큼, 실적을 분석할 때 IFRS9 효과와 투자수익 증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은 5조2300억원으로 추정됐다. 생보사가 2조7300억원, 손보사가 2조5000억원으로, 이들은 IFRS9과 신계약비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 변화를 이뤘다.
정 실장은 "IFRS9 효과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말 3.74%에서 지난 3월말 3.36%로 낮아지는 등 1분기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형 수익증권 평가이익이 증가했다"며 "생보 78조원, 손보 43조원 등 121조원의 평가 손익이 기존에는 기타포괄손익에서 변동됐지만, 당기손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익의 변동성은 과거보다 상당히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1분기엔 이익이 났지만 2분기엔 반대로 손실이 날 수 있고, 회사에서도 당기손익 관리에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 보험사 CFO들에도 배당 정책 등을 잘 관리하라고 당부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당국은 생보사들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실장은 "손보사보다는 생보사들의 변동성이 훨씬 크다"며 "회사가 당기손익 관리를 위해서는 그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회사들은 자신들의 노력을 통해 이익이 많이 난 것처럼 얘기하지만 새 제도의 효과는 사실 체력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시적 효과를 제외한 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예실차)가 최소화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IFRS17는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을 찾아가는 자정기능이 존재하지만, 제도 시행초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현재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을 산출하는 것과 관련해 가이드라인 마련을 예고한 상태다. 이르면 이달 말까지 해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 실장은 "예실차는 5%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것이 잘 운영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보험사들의 1분기 예실차를 봤을 때 생보사는 3.2%로 예정보다 실제가 더 많이 지급됐고, 손보사는 0.6% 정도 예정이 더 높았다"며 "대부분 잘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별로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가정이 보수적인지, 낙관적인지를 체크해서 조정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통계를 이용해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데, 단기적인 내용으로만 최선추정부채(BEL)와 CSM을 계산하는 것들은 마련된 기준을 통해 정리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업계의 의견을 듣고 어떤 기준을 만들어야 할지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