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새마을금고 사태 '겹악재'···주담대 금리 7%대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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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6개월 만에 최고치···시장금리 고공행진
종금·상호금융 채권 매도액 4兆···금리상승 압박
서울 시내 전광판에 새마을금고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전광판에 새마을금고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 가계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비해 채권을 대거 매도하면서 시장금리가 치솟은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신용대출 금리 등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용대출과 주담대 변동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지난 10일 3.875%를 기록,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올해 1월 16일자 금리로 3.896%였다. 이후 11일 3.854%로 2bp(1bp=0.01%p) 가량 떨어졌지만, 올해 최저치인 3.471%(4월 14일)와 비교하면 38bp 높은 수준이다. 올해 4월 글로벌 긴축 종료 기대감에 3.4%대까지 떨어졌던 금리는 5월 들어 긴축 종료 시기상조론이 고개를 들면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970%로, 1월 11일 3.977%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시 11일엔 3.923%로 5bp 하락했으나 올해 최저치인 3.521%(4월 14일)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금리가 약 40bp(1bp=0.01%p) 상승했다.

이 밖에 은행채 3년물과 5년물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0일 기준 3년물 금리는 4.326%로 올해 3월 2일자 4.337% 이후, 5년물 금리는 4.405%로 3월 9일자 4.446%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중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은행 주담대 고정(혼합)금리의 기준이 된다.

10일까지 치솟던 시장금리는 11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전망 등이 겹치면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었으나 불확실성 요인이 많은 만큼 큰 흐름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확인됐고, 최근 연준 인사들도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밝히고 나섰다. 시장금리는 향후 예측되는 기준금리 향방에 맞춰 오르거나 떨어지는데, 당분간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론이 불거진 새마을금고가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대량 매도한 것도 시장금리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주 새마을금고중앙회 보유 채권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시장에 대규모로 쏟아지면서 채권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3~11일 7영업일간 종금·상호금융업권의 채권 매도액은 4조706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6월 한 달간의 매도액 1조656억원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다. 이 중 새마을금고에 대한 뱅크런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4~6일간 종금·상호금융업권의 채권 매도 물량만 2조6092억원이었다. 실제 은행채 금리도 지난 5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은행채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혼합)금리는 연 4.06~6.66%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최저 3%대였던 금리도 현재는 자취를 감췄다. 은행채 6개월물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의 경우 연 4.41~7.028%로 상단이 7%를 돌파했다. 변동금리 상단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6% 중후반대에서 움직였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7%를 넘어섰다.

상승세로 돌아선 대출금리에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2년 전 주담대 3억원(연 3.20%·만기 30년·원리금균등)과 신용대출 5000만원(연 4.15%)을 빌렸다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147만원이다. 하지만 이달 기준으로는 약 190만원으로 43만원 더 많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각각 연 4.95%, 7.18%로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새마을금고에 대한 금융지원 의지를 전방위적으로 밝히면서 유동성 위기 우려는 잦아들고 있지만, 새마을금고발(發) 채권시장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예·적금의 30% 수준으로 지급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새마을금고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채권 매도가 더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매도가 집중된 금융채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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