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오프라인 TCG '쿠키런: 브레이버스', 국산 TCG 위력 선보인다
[체험기] 오프라인 TCG '쿠키런: 브레이버스', 국산 TCG 위력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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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더 개더링·포켓몬 TCG 등 검증된 시스템 차용···규칙 난이도 높지 않아
트랩·플립 시스템, 확률과 전략적 깊이감의 절묘한 조화
"쿠키런:브레이버스, 10년 이상 장기 비전···TCG에 대한 진정성 증명할 것"
28일 부산에서 열린 WCG 행사장 내부 데브시스터즈 부스 현장. (사진=이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데브시스터즈가 자사 쿠키런 IP(지적 재산) 기반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지난 28일 WCG에서 최초 공개했다.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쿠키런 IP에 등장하는 다양한 쿠키들이 그려진 실물 카드들로 덱(카드 뭉치)을 구성하고, 상대와 직접 마주앉아 즐길 수 있는 테이블탑 카드게임이다.

최근 원피스·디즈니 등 유명 IP를 가진 회사들이 앞다퉈 TCG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데브시스터즈 역시 자사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하며 국내 TCG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G 2023의 쿠키런 부스에서는 공개된 쿠키런 브레이버스 게임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게임을 직접 즐겨볼 수 있었다.

◆ 매직 더 개더링·포켓몬 TCG 등 검증된 시스템 차용···규칙 난이도 높지 않아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규칙은 매직 더 개더링, 유희왕 등 타 TCG에 비해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우선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각자 총 60장의 카드로 구성한 덱(카드 뭉치)이 필요하다. 시작 전 섞어둔 덱 위에서 6장을 뽑아 자신의 패로 사용하며, 그 중 공격의 주축이 되는 '쿠키' 카드를 한 장씩 뒷면으로 내려놓으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양쪽 플레이어는 내려둔 쿠키를 앞면으로 뒤집고, 쿠키 카드에 표시된 HP만큼 덱 위에서 카드를 가져와 쿠키 아래 뒷면으로 놓는다. 선공을 정한 플레이어는 첫 턴에 카드를 뽑거나 상대 쿠키를 공격할 수 없다.

쿠키 카드에는 각각의 HP와 레벨, 효과가 적혀있다. 쿠키가 공격을 선언하거나 쿠키 혹은 아이템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별도 비용이 필요한데, 이 비용은 '코스트' 카드를 가로로 꺾는 것으로 지불할 수 있다.

코스트는 타 TCG 게임들의 '마나'와 유사한 역할을 하며, 코스트를 얻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매 턴 패에서 사용하지 않을 카드를 한 장씩 '서포트 에리어'에 내려 놓으면 된다. 사용한 코스트는 다음 자신의 차례 시작 시 다시 사용 가능한 상태로 돌아온다.

각 플레이어들은 이처럼 비용을 지불하고 적을 공격해, 적 쿠키의 HP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피해를 입은 쿠키는 그 피해만큼 쿠키 아래 뒷면 상태로 놓인 카드를 앞면으로 뒤집은 후 트래시(무덤)에 놓는다. 만일 앞면으로 뒤집은 카드에 '플립' 효과가 있다면, 그 카드의 효과를 발동할 수 있다.

쿠키 아래 놓여진 HP 카드가 없는 경우 해당 쿠키는 '브레이크 에리어'로 이동한다. 만일 '브레이크 에리어'에 놓인 쿠키의 레벨 총 합이 10을 넘거나, 더 이상 테이블에 놓을 쿠키가 없다면 게임에서 패배한다.

전투 자체는 단순한 공방 교환으로 이뤄져 있지만, 쿠키 카드 외 각종 아이템과 트랩, 스테이지 등의 카드들이 보다 다채로운 전략을 만들어낸다.

아이템 카드는 자신의 순서에 사용해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카드로, 코스트를 지불하는 것으로 적 쿠키에 나쁜 효과를 입히거나 자신의 쿠키에 이로운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트랩은 상대가 공격할 때 발동할 수 있는 카드로, 주로 자신의 쿠키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스테이지는 아이템이나 트랩 카드와 달리 자신의 필드에 남아 지속적으로 이득을 주는 카드다.

게임을 직접 체험해본 결과, 여러 TCG로부터 이미 검증된 시스템을 다수 빌려온 흔적이 보였다.

5가지 색깔의 세계관과 전략적 특징을 담은 '슈가볼(컬러)' 시스템은 '매직 더 개더링'의 5색 마나 시스템을 닮았으며, 사용하지 않는 카드를 대지(매 턴 마나를 생산할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듀얼 마스터즈'와 유사하다.

또 시작 전 쿠키를 뒷면 상태로 두고 시작과 동시에 뒤집는 방식, 시작 패에 쿠키가 없을 경우 멀리건(손에 있는 카드를 모두 덱에 놓고 섞은 후 다시 뽑는 행동)을 진행하고, 진행 횟수만큼 상대가 추가 카드를 뽑는 방식은 포켓몬 카드게임과 동일하다.

이처럼 각각의 시스템을 뜯어놓고 보면 새로운 점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과물은 각 게임이 가지는 장점을 취합해 조화롭게 엮어냈다는 감상이다.

쿠키런: 브레이버스 플레이 이미지. (사진=이도경 기자)

◆ 트랩·플립 시스템, 확률과 전략적 깊이감의 절묘한 조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전략적 깊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곳곳에 보인다.

TCG는 기본적으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장르로, 기존 플레이어 층과 입문자 사이의 간극이 매우 넓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개발사는 게임의 전략적 깊이와 캐주얼함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통상 이러한 깊이감과 캐주얼함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운과 반복성에 있다.

카드게임은 카드를 뒷면으로 섞고 매 턴 한 장씩 뽑는 행동부터 필연적으로 운의 요소가 승패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게임의 승패가 자신이 준비한 전략이 아닌 확률에 의존하게 된다면 자신만의 전략을 고심하던 플레이어에게 허탈감을 주기도 한다.

반면 카드 뽑는 행동에 제약을 풀어두면 준비한 전략을 펼치는 것에 대한 변수가 적어져 입문자가 기존 플레이어를 따라잡기 힘들어지고, 플레이 경험이 크게 획일화돼 쉽게 질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매 턴카드를 2장씩 뽑은 후 '코스트'로 한 장을 소모하는 방식을 활용해 확률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사용하지 않을 카드를 지속적으로 코스트에 소모하게 함으로써 매 턴 고민과 선택의 여지를 제공한다.

브레이버스만의 가장 큰 특징은 '플립'시스템에 있다. 피해를 입은 만큼 HP로 활용한 카드를 뒤집어 특정 효과를 발동하는 것은 듀얼 마스터즈의 '실드 트리거'와 디지몬 카드게임 '시큐리티'에서도 사용되던 방식이지만,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경우 플레이어의 HP가 아닌 각 쿠키들의 HP에 이를 적용해 효과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플립은 확률적 요소에 의존하면서도, 확률이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부정적 경험은 배제했다. '매직 더 개더링'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대지 카드만을 뽑다가 전세가 기우는 것은 부정적 경험이지만, 플립을 통해 우연히 이로운 효과를 얻는 것은 보다 극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입문에 걸림돌이 되는 불편함을 없애면서도 플레이에 변수를 제공해 보다 다채로운 게임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포켓몬 TCG'이나 '하스스톤' 등 비교적 최근의 TCG 장르 게임들이 상대 턴에 별도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등 인터랙션(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추세에, '트랩' 카드를 활용해 상대의 공격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트랩은 단순히 상대의 공격에 시간을 버는 용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포켓몬 카드게임에 영향을 받은 어태커 기반 TCG 게임들이 결국 '마지막에 누가 때리냐'로 승패가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장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최근 TCG 게임들이 인터랙션을 제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전략을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인터랙션이 적어질 수록 준비한 전략을 별 다른 방해 없이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승리에 다가가는 방법은 쉬워지고 게임은 캐쥬얼해진다. 

반면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많아질 수록 게임은 어렵고 다채로워진다. 트랩은 직관적인 발동 타이밍으로 상호작용에 대한 난이도를 낮추면서도 최소한의 인터랙션으로 플레이의 반복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 "쿠키런:브레이버스, 10년 이상 장기 비전···TCG에 대한 진정성 증명할 것"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브레이버스 공개를 기념해 29일 부산 센텀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 국내 출시에 이어 내년 2월 미국·일본 등 7개국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2027년까지 글로벌 전 세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임 플레이 외 수집을 목표로 하는 이용자를 위해 콜렉팅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카드는 총 8단계의 레어도로 구성됐으며, 레어도 별로 일러스트나 인쇄 방법을 다르게 하고 포일 등 별도 후가공 처리를 해 수집욕을 높였다.

제작진은 게임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올해 '쿠키런 브레이버스' 프로·아마추어 대회를 열고, 내년 2월 이후 국제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대회 진행과 관련해 WCG 주최사인 빅픽처인터렉티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제품 유통사로는 '슬램 덩크' 극장판을 국내에 수입한 SMG홀딩스를 선정했다.

이외에도 서울 롯데월드에 '쿠키런 브레이버스' 상설 매장을 만들고, 전국의 TCG 전문 매장, GS25 편의점과도 협업해 게임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창헌 PD는 "단순 굿즈 개념으로 1~2년 판매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이상, 100년까지도 바라보는 장기간의 운영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쿠키런 브레이버스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는 게임이 되고, TCG에 대한 데브시스터즈의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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