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銀, 작년 경영실적평가 나름 '선방'···기은·산은 'A등급'
국책銀, 작년 경영실적평가 나름 '선방'···기은·산은 'A등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A등급' 기업은행, 감사원 감사결과 반영
산업은행, 해묵은 구조조정 이슈 해결 영향
IBK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왼쪽),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IBK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왼쪽),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국책은행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이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던 기업은행은 한 단계 낮아졌고, 산업은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말 진행한 2022년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A등급을 부여했다. 기획재정부 산하 수출입은행에 대한 평가결과는 이달 중순경 나올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7년부터 국책은행 등 소관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결과는 최고등급인 S(탁월)와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 등 총 6개 등급으로 매겨진다.

경영실적평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해당 기업이 의미있는 성과를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평가등급에 따라 기관장 평가와 임직원 성과급이 정해지는 데다 다음해 예산·정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관들 입장에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최고등급인 S등급의 경우 기본급의 2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고, A등급(기본급 180%) B등급(기본급 150%) C등급(기본급 110%)도 차등 지급받는다. 반면 최하등급에 해당하는 D와 E등급은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번 평가결과에 따라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임직원들은 지난달 말 기본급의 18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지난 2021년 경영실적평가에서 코로나19 대출 등 정책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한 영향으로 S등급을 받았던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A등급을 받았다. 앞서 2021년 평가에서 금융위는 국책은행들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독려하고자 수익성 지표 비중을 낮추고 정책금융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배점을 개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던 기업은행이 2021년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던 것이다. 기업은행이 S등급을 받은 것은 2012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 코로나19 지원 패러다임을 '정책금융' 중심에서 '민간금융' 중심으로 전환, 연착륙하려는 노력이 이어졌고, 공기업들의 '방만경영'을 뿌리 뽑고자 경영실적을 보다 까다롭게 평가하면서 2022년 평가에서 등급이 한 단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기업은행에 방만경영 사례가 있었다는 감사원 지적이 이번 경영평가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사내 방송제작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 과정에서 블라인드 심사를 위해 참여기업의 업체명을 표시할 수 없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고, 입찰자로 선정된 기업의 불법하도급(일괄하도급)이 인지됐는데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금융위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경영실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년 만의 S등급이 이례적인 것으로, A등급도 굉장히 우수한 결과"라며 "지난해 평가 때 정책금융 지원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면서 좋은 결과를 받았던 것 같고, 지금은 코로나대출 지원 이슈들이 정점에서 내려온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번 평가에도 그렇게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BIS비율 하락 등 건전성 악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고, 본점 이전을 둘러싼 조직갈등도 격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해묵은 구조조정 이슈를 해결했던 것이 A등급 유지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공식화하고 우선인수권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다. 대우조선이 지난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이후 산업은행 관리체제 아래 놓인지 21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대우조선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합병승인을 받고 5월 이사회 등을 거쳐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현재 한화오션이란 이름으로 새출발한 상태다. 이 밖에 기업회생절차에 있던 쌍용자동차 매각도 매듭지었다. 지난해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는 KG모빌리티로 새출발, 올해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다만, 내년도 경영평가에서 산업은행이 A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이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 탓에 올해 들어 끝없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어, 한전이 적자를 내면 지분법상 손실인식이 불가피하다. 한전은 지난해 24조4199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 4조911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 영향으로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020년 말 15.96%에서 올해 1분기 말 13.11%로 2.85%p(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BIS비율 권고치 13%를 겨우 넘긴 것이다.

산업은행은 BIS비율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2분기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필요 시 추가 후순위채 발행 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