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집회 참가자, 판교 카카오아지트부터 1.5km 단체 행진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무책임 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내걸고 카카오 공동체 2차 행동에 나섰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카카오 노조 지회장,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 등 약 200여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노조 측은 지난달 1차 집회 이후 김범수 창업자에 책임 경영 미이행과 고용 불안에 대한 항의 서한을 전달했으나, 사측이 대응하지 않아 이번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6일 출범 후 첫 단체 행동에서 "카카오의 경영진이 잇단 사업 실패로 적자가 누적됐는데도, 이에 따른 책임은 고용자들에 전가한다"며 책임 경영과 고용 불안 해소를 요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부터 'NCP'(넥스트챕터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지난달 17일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에서도 지난 3월 내놓은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 워'의 흥행에도 최근 희망퇴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단체행동에서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계열사 이동이나 희망퇴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진은 경영 실패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고용을 보장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경영 악화로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까지 받은 가운데, 기업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를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사측에 요구, 백 전 대표의 고문 계약 절회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연설 후 '불통', '탐욕', '일방적 리더십'이라는 문구가 적힌 상자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판교 카카오아지트부터 엑스엘 게임즈가 위치한 네오위즈 본사 앞을 지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있는 H스퀘어 앞까지 약 1.5km를 행진했다.
행진 곡으로는 가수 김범수의 △보고싶다 (책임지는 모습을) △나타나(노조 앞에도) △제발 (초심으로 다시 돌아오길) 등의 노래가 선정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 사측 관계자는 "열린 자세로 성실히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