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에 반도체 합병 번번히 무산···삼성전자는?
자국 우선주의에 반도체 합병 번번히 무산···삼성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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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이스라엘 파운드리 기업 인수 中 반대에 결국 포기
퀄컴도 이스라엘 車반도체 기업 합병 EU 반대에 무산위기
삼성전자, 내년 1월까지 대형 M&A 추진도 어려워질듯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세계 반도체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세계 반도체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세계 경제에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대형 M&A를 공언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이스라엘 파운드리 기업인 타워반도체 인수를 포기했다. 지난해 2월 54억 달러(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해 타워반도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시장 규제 관리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결국 인수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미국이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등 규제에 나선 것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은 퀄컴과 이스라엘 차량용 반도체 기업 오토톡스 합병과 관련해 '반독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퀄컴은 이번 합병이 EU에서 제시하는 반독점 규제 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EU는 오토톡스가 보유한 V2X(Vehicle-to-Everything) 차량용 반도체 기술의 중요도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도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맞서 역내 반도체 산업 육성과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차원에서 미국 기업 퀄컴의 오토톡스 인수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미국 엔비디아와 영국의 반도체 지적재산(IP) 기업 암(ARM)의 합병은 각 기업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과 영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 반도체 산업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주요 국가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내걸며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기조로 번번히 외국 기업의 자국 기업 합병에 퇴짜를 놓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서 발생하는 M&A 관련 장애물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고, 향후 (이같은 상황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2021년 1월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고, 올해 3월에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M&A가)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M&A를 위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막대한 적자 속에도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10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1분기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0조원을 차입하고 2분기에 12조원을 추가로 빌리기도 했다.

이같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내년 1월까지 대형 M&A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868억원을 들여 국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4.99%를 사들인 이후 별다른 인수합병 행보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을 가진 회사와 M&A가 필요한데, 국가 간 갈등은 민간 기업이 어찌 할 수 없으니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 또한 여러 모로 시도를 하겠지만, 장애물이 많아 성사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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