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플랫폼, 잇따른 글로벌 요금 인상에도 추가 인상 소극적
국내 OTT 플랫폼, 잇따른 글로벌 요금 인상에도 추가 인상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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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애플TV 등 일제히 요금 인상···'스트림플레이션' 가속화
韓 OTT, 할인 행사로 이용자 유치 노력···"콘텐츠 경쟁력 위한 정책 지원 필요"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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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이 잇따라 월 구독료 인상에 나서며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은 쉽사리 요금 인상을 진행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달 1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멤버십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5월에는 약 100여 개 국가에서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가구 외 계정 공유를 유로 전환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월 구독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월 9900원 단일 요금제가 월 1만3900원 프리미엄 요금제로 개편되고, 해상도와 접속 기기 수 등 혜택이 축소된 스탠다드 요금제(월 9900원)가 신설된다.

애플은 자사 OTT 서비스 '애플TV 플러스'의 월 요금을 기존 6.99달러(약 9500원)에서 9.99달러(약1만3500원)로 인상했다. 이외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게임)와 뉴스 플러스, 애플 원(종합 패키지 서비스) 등의 요금도 모두 2~3달러 인상됐다.

다만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업체들은 이러한 요금 인상 기조에도 구독료를 올리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글로벌 OTT와 비교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요금 인상에 섣불리 합류했다가는 가입자 이탈 우려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1위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경우 요금 인상이 결정된 국가에서 제외된 만큼, 이들이 월 구독료 인상에 나설 경우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는 아직까지 요금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 OTT들은 요금 인상 대신 할인 행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요금 격차를 벌리는 것으로 장기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당장의 수익을 보전하기 보다는 이용자 기반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며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티빙은 다음달 30일까지 연간 이용권을 최대 31.6%까지 할인하기로 했다. 웨이브도 지난 22일까지 올해 4번째 할인 행사를 통해 연간 프리미엄 이용권을 최대 33%까지 할인 판매했다.

국내 OTT 업체들의 이러한 요금 정책이 앞으로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흥행 콘텐츠의 여부에 이용자 수가 크게 갈리는 플랫폼 특성 상 요금 할인만으로 장기 이용자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 기업들의 약진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도 이러한 정책을 지속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적자가 누적되며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투자 기반이 축소되고, 흥행 콘텐츠가 부족해져 이용자가 이탈하는 악순환에 놓인 것이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지난 7일 국제 OTT페스티벌에서 "올해 사업 환경이 어렵고 내년도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 OTT들이 계속 투자하면서 캐시 버닝을 해 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OTT 플랫폼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영상 콘텐츠 투자비 세액공제 등 정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승 왓챠 대외협력이사는 이달 국정감사를 통해 "콘텐츠 비용이 상승하며 적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 글로벌 OTT는 내지 않는 국내 망 비용이나 인앱결제 수수료 등의 비용까지 내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 투자를 활성화고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동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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