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인력난 여전···"외국인 노동자 투입만으론 한계"
조선업계 인력난 여전···"외국인 노동자 투입만으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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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인력 현재 9만5000명으로 2014년 30만명 대비 20만명 이상 감소
올해 인력 1만4000여명 필요하지만 이중 70%만 충원, 숙련공 태부족
전문가들 "외국인 단순인력 고용만으론 안돼, 중장기 대책 마련해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며 호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외국인 노동자 충원 등 인력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숙련 기술자들은 태부족이어서 근본적인 인력 양성과 공급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2022년 조선해양산업인력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조선 산업에 종사하는 총 인력은 9만5030명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이했던 2014년 약 30만명에 비해 20만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업계는 올해 1만4000여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금까지 국내외 인력 수급을 통해 투입된 인력은 1만여명 수준이다. 

정부는 조선업계 인력부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숙련기능 인력 연간 쿼터를 3만5000명으로 확대하고, 기존 입사 시험 점수 커트라인을 낮췄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일부터 조선업에 필요한 400여명의 외국인 인력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만으로 조선업계에 당장 필요한 기술 인력을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하반기 선박 교체 주기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고급 기술인력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의 '2023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 축소에도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와 수출 증가로 국내 조선업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6000여명(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저임금, 고강도,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투입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 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외국인 인력 공급 등 단기 해결책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중장기 인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조선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저임금, 높은 업무강도로 국내 인력 유입이 제한돼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는 대부분 미숙련 노동자로, 애초 고용 시점부터 조선업에서만 일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로 장기 숙련공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조선산업이 노동 집약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인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정을 스마트화, 디지털화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울산과학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친환경 선박과 고기능 선박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함에 따라 숙련 기술자가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 노동자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까지 실력을 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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