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유통업계 '원팀' 글로벌 영향력 입증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유통업계 '원팀' 글로벌 영향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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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전 나선 유통기업, 유치전 실패 별도 입장 없어
전문가 “세계 시장 누비며 홍보효과···내수시장 공략"
롯데 신동빈 회장 필두 전사 차원 TFT 조직
신세계·CJ·SPC 등 현수막·홍보물 등 유치 활동 지원
신동빈 회장은 13일 부산항 북항을 방문해 30개국 주한 대사 등 행사 참석자에게 부산의 매력과 엑스포 유치 역량을 알리는 모습. (사진=롯데지주)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부산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선정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보다 약 1년 늦게 출사표를 던진 만큼 지난 18개월 동안 부산 엑스포 대표 홍보맨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다만 각 기업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유치 교섭 활동을 벌인 만큼,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제 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서 총회를 열고 2030 세계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도 이날 전체 표 중 3분의 2이상인 119표를 얻으면서 유치를 확정했다. 부산은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에서 총 165표 중 29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로 부산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은 부산의 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간 양대 유통 공룡 롯데그룹, 신세계그룹부터 CJ그룹·SPC그룹 등은 그룹 역량을 결집해 2030 부산 엑스포 총력 유치전을 펼쳐왔다.

롯데그룹은 전사 차원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태스크포스팀(TFT)를 조직했다. TFT는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사업장,식품 패키징을 통해 국민들의 유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포럼과 박람회에 참가해 부산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외 출장간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6월에는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 설립 15주년 행사를 부산에서 개최하고 30개국 대사들을 초청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이 행사에서 엑스포 홍보관과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을 둘러보며 직접 부산 역량을 소개했다. 신동빈 회장은 영국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정부의 막판 총력전에도 함께 했다. 

롯데는 투표 당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이시레몰리노 지역에 부산이 투표 기호 1번임을 알리는 부산 이즈 넘버 원(BUSAN is No.1) 문구를 담은 디지털 광고를 진행햇다. 대한민국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외벽 미디어 파사드에도 동일한 메시지를 송출했다. 

지난 27일까지는 전 세계 212개국 약 6억 가구가 시청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롯데는 지난 4월3~7일까지 진행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게 시그니엘 부산을 숙소로 제공했다.

이밖에 롯데정밀화학·롯데케미칼 등 롯데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정부의 엑스포 유치사절단으로 참여해 폴란드·몬테네그로·모나코·프랑스 등을 방문하고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엑스포 유치 활동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웨스틴 조선 부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이마트 해운대점 등 부산 대표 명소로 꼽히는 그룹사 사업장에 현수막 설치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 28일, 29일 양일간 부산 더해운대R점과 서울 더종로R점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서명 캠페인과 텀블러를 증정했다. 3월30일부터 4월3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부산엑스포 행사 부스 설치해 유치 기원 이벤트 텀블러, 커피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SSG닷컴·G마켓은 부산 엑스포 응원 이벤트 페이지를 운영해 경품증정 응원댓글 이벤트 진행했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센트럴시티 대형 전광판과 디지털사이니지에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송출했다.

CJ그룹 경영진들은 적극적인 유치 교섭 활동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지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위원으로, 주한 아세안 대사단, 주한 일본 대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 주한 EU 대사단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SPC그룹 역시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바게뜨 파리 지점에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물을 내걸고 현지 소비자와 관광객들에게 부산 유치를 적극 알린 바 있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과거 대전 엑스포(1993년)·여수 엑스포(2012년)와 규모면에서 차원이 다른 등록 엑스포다. BIE가 공인하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Registered Exposition), 인정엑스포(Recognized Exposition)로 나뉜다. 대전엑스포나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로, 등록엑스포 사이 기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규모 전문박람회를 의미한다.

등록엑스포는 5년마다 최대 180일간 개최된다. 인정 엑스포와는 다르게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를 들여 전시관을 설치해야 한다. 가장 규모가 크고 대표적인 등록엑스포를 월드엑스포 또는 세계박람회라고도 불린다.

주요 유통기업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활발한 교섭 활동을 나선 것은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61조원 이상의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에 기인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는 2010년 엑스포를 개최로 인해 110조원의 경제 효과를 봤다.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는 40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2021년에 개최된 2020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엑스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40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 

그간 국내 유통 기업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침체된 내수시장에서 지속되면서 경제 효과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재개 안팎에서도 백화점·호텔·면세업 등 업의 특성상 부산 엑스포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했기 떄문에 진한 아쉬움이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이 부산 엑스포 좌절했지만 내수 시장 위주의 중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한다는 평가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유통기업으로서는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가 88서울올림픽에 버금가는 경제효과를 얻기에는 적격이었을 것"이라며 "롯데·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은 비록 부산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2030엑스포 유치전을 직접 나서며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엑스포 유치 후발주자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합심해 해외를 누비고 이를 잘 활용했다"며 "이제는 부산 엑스포가 불발됐으니 백화점·면세점·대형매장·식음료 등 내수 시장 위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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