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2기 경제팀 '최상목-박춘섭-손병두'···3高 등 난제 산적
尹정부 2기 경제팀 '최상목-박춘섭-손병두'···3高 등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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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부처 장관 교체 '중폭 개각'···경제부총리에 최상목 수석
내년 경제 전망 '먹구름'···1기 이어 물가안정·민생지원 초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19개 부처 가운데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2기 경제팀이 새롭게 꾸려질 전망이다.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상목(60)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내정되면서다.

이날 개각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금융정책을 총괄할 금융위원장으로는 손병두(59)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사는 앞서 먼저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이동한 박춘섭(63)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손발을 맞추게 된다.

◇'정통관료'로 채워진 2기 경제팀···발빠른 정책 대응 주문

윤 대통령은 4일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해 출범한 윤 정부 1기 경제팀에서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맡아, 추경호 부총리와 손발을 맞춰왔다. 경제수석은 국가 전체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다. 경제수석으로서 윤 정부의 정책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최 전 수석을 경제사령탑 자리로 옮긴 만큼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 의지를 실현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1963년생인 최 후보자는 서울 오산고등학교를 거쳐 1986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이후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윤 대통령(79학번)보다 3년 후배다.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미래전략정책관을 지냈으며 2010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했다. 2011년 기재부로 돌아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정책협력실장 등 정책 분야를 담당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별다른 역할 없이 지내다 2020년 농협대 총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간사를 맡아 새 정부 경제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최 후보자는 당시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주식양도세 폐지 등의 정책을 담당했다.

최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다. 2011~2013년엔 최장수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에 이름을 올리는 등 '천재 관료'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공급 부작용으로 4%대 고(高)물가 현상이 이어졌는데, 경제정책국장에 오른 후 2012년 연간 물가상승률을 2%대 초반으로 안정화한 경험이 있다.

이날 대통령실은 최 후보자에 대해 "정통 경제관료로서 거시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경제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물가, 고용 등 당면한 경제 민생을 챙기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박춘섭 신임 대통령실 경제수석 (사진=한국거래소·연합뉴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박춘섭 신임 대통령실 경제수석 (사진=한국거래소·연합뉴스)

최 후보자와 손발을 맞춰 금융정책을 이끌 금융위원장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 경제관료인 손 이사장은 국제·국내금융 정책에 두루 능한 인사다. 1964년생으로 1987년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브라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제33회 출신으로, 1992년 경제기획원에서 경제관료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등 국제금융 관련 보직을 주로 맡았다. 2013년 금융위로 옮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국내금융으로 방향을 돌렸다. 당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맡아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자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내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핀테크 정책 등 굵직한 정책들을 주도했다. 2019년 5월 금융위 부위원장까지 오른 후 2020년 말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 이사장은 금융위 내부 직원들의 신임이 두터워, 금융위를 떠날 당시 차관까지만 맡기에 아까운 인재란 평가가 많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업무처리를 꼼꼼하게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과 손발을 맞출 새로운 경제수석에는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난달 30일 임명됐다. 정통 경제관료인 박 신임 수석은 나라살림을 총괄하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맡는 등 '예산통'으로 불린다.

1960년생 충북 단양 출신으로, 대전고·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제3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재부 예산총괄과장, 국무총리실 재정금융정책관,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에 이어 2015년 10월 기재부 예산실장을 맡았다. 이후 조달청장,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지낸 뒤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금융통화위원으로 합류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예산정책과 관련해선 뚜렷한 소신을 가진 원칙주의자로 알려졌다.

새롭게 꾸려진 경제팀 2기 면면을 보면 모두 기재부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자 직접 경제정책을 도맡아본 경험이 있는 관료 출신 '경제통'을 선호한 것으로 읽힌다. 또 모두 기재부 출신이란 점에서, 경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팀'이 필요했을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거시경제, 국내외 금융정책, 예산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 전문가들을 적절히 배치했다는 평가다.

◇3高 속 '물가안정' 특명···가계빚·저성장 난제 산적

최근 국내 경제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가 이어지면서 저성장 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1%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지역 분쟁,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새로운 2기 경제팀은 각종 리스크가 시스템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경제 성장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받았다.

2기 경제팀의 최대 과제는 물가 안정을 통한 민생경제 회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한때 6%를 넘어선 후 올해 들어 2%대까지 낮아졌으나 8월 3.4%, 9월 3.7%, 10월 3.8%로 다시 3%대 후반까지 올랐다.

윤 대통령이 연일 물가관리를 주문하면서 기재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지만, 여전히 체감물가는 높은 상황이다. '민생'에 초점을 맞췄던 1기 경제팀의 정책과제를 2기 팀에서도 연속성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춘섭 경제수석은 지난 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 이임식에서 "최근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을 시사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서민경제 악화와 가계빚 부담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금융위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을 경감하고자 '금리인하'를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안을 주도하면서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가계부채 관리에도 주력하고 있다. 1%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도 끌어올려야 한다. 고착화된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규제 혁신, 신산업 육성 등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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