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국내외 경기 어둡다···"무역수지, 2~3년뒤 흑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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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망 경제지표 부정적···업종별 완화 가능성 있으나 2025년부터 회복
경제단체 "민간소비 감소, 지정학적 위치 부정적···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IT 수요 증가 따른 반도체 수출 회복···내년말부터 환율 안정권 접어들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도 침체기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IT 산업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침체 흐름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KITA) 등 국내 경제단체들이 최근 발표한 경제 관련 지표에 따르면 국내 경제 침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경제 역시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경협이 13일 발표한 '2024년 국민소비지출계획조사'에 따르면 고물가·고금리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민간소비 둔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52.3%는 내년 소비지출 계획을 올해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고물가 지속'이 43.5%로 가장 많았고 실직·소득 감소 우려(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0%)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0.6%),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 순으로 나타나 여가와 휴식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내년 경기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42.2%로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11.3%)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3.6%), 금리 인하(16.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5.4%)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도한 부채부담과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금융부담 완화 노력과 함께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총은 경제·경영학과 교수 211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우리 경제가 오랜 기간 1~2%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성장 기조의 원인에 대해 응답자 중 50.5%는 지정학적 인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패권 다툼 등 주변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책 당국의 위기 대처 능력 미흡과 글로벌 표준에 뒤쳐진 법·제도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고환율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지적도 큰 만큼 환율 안정화 시기 역시 중요하다. 경제 전문가들 중 32.7%는 현재 1300원대인 환율이 내년 하반기 중 기존 변동 범위(1050~1250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2025년에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30.8%로 높았으며 아예 변동 범위 자체가 상향조정 될 거라는 의견도 26%나 있었다. 

지정학적 원인에 따른 우리나라 경기침체 원인 지적은 한국무역협회(KITA)에서도 이어졌다. KITA는 이날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홍지상 KITA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세계 경제 및 한국 무역 전망' 발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가 2% 후반의 성장세에 머물면서 세계 교역도 3% 초반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 소비 시장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지속으로 제한적인 수출 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나,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등 경기 회복 요인도 주목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IT 수요가 긴 터널을 지나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출도 회복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원은 "내년에는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과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글로벌 IT 기기의 수요 회복으로 인해 반도체(21.9%), SSD(45.6%), 무선통신기기(7.1%) 등 주력 IT 품목이 수출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 "산유국 감산 및 중동 리스크 등으로 인해 내년 중 브렌트유의 국제 유가가 90달러 내외로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수입도 소폭 증가하겠지만, 수출이 더 크게 성장하면서 무역 수지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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