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연준, 고점 인정했지만···멀어지는 3월 금리인하론
[초점] 연준, 고점 인정했지만···멀어지는 3월 금리인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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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FOMC 의사록 공개···경제 불확실성에 인하시기 지연 시사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 적절···"추가 금리 인상 남아있는 옵션"
금리인하 시점 놓고 명확한 시각차···시장 '3월' vs 연준 '하반기'
제롬 파월 연반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연반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내 금리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높아진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시장 예상보다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추가인상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3월 조기 인하를 예상한 시장과 시각차가 확인됐다는 평이다. 점도표 등을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연준 위원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현 금리수준에 대해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근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의 개선을 반영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며,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지난달 FOMC 당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문제는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다. 연준 위원들은 의사록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는 달리, 의사록에서는 금리인하 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담겨있지 않았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재확인된 상태다.

의사록 공개 전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바킨 총재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며, 추가 금리 인상은 여전히 남아있는 옵션"이라며 "인플레이션 추이와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변화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후 시장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한 금리 경로는 오는 3월 금리 인하(66.5%)를 시작으로, 올해 중 6차례(150bp) 인하(39%)하는 것이다.

이는 의사록 공개 전 전망과도 같지만, 3월 인하 가능성은 전장 대비 3.1%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7차례(175bp)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26.9%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2%p나 급락하는 등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이다.

실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현재 4.337%로, 지난 2일(4.245%)과 비교해 약 2.2%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말 100p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 또한 현재 102p를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전망(3월) 대비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적절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시장 예상(3월 인하)이 현실이 되려면 1월 FOMC에서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 의사록에서 확인한 연준의 분위기를 보면 이달 경제지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입장 변화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이 예상한 금리인하 시나리오는 올해 하반기 3회 가량 인하하는 것이다. 점도표가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지만, 통화정책 전망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2분기 금리인하 논의 이후 하반기를 기점으로 4회 가량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시점도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시장이 전망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해 2~3분기다.

특히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중 JP모건과 씨티의 경우 한은이 오는 3·4분기에 각 0.25%p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인하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으며, 씨티의 경우 끈질긴 물가압력을 근거로 금리인하 시점이 10월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지막 금통위에서 한은은 근원물가가 2%에 수렴하는 시점을 최소 내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최소 6개월 간은 인하를 고려하지 않음을 뜻한다"며 "내수 기여도 역성장 등을 고려하면 인하 시점은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플러스 전환됐고, 4개월 연속 하락했던 소비자심리도 반등했다. 부진이 우려됐던 민간소비도 아직은 버텨주고 있다"며 "이에 한은은 다음주 금통위에서 올해 2%대 성장 경로에 부합하고 있다고 밝힐 가능성이 높다. 더딘 서비스 물가 하락 속도를 고려하면, 물가안정 노력을 이어갈 명분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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