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발톱 정리 시 발생 상처 등 각별 주의
[서울파이낸스 (부산) 강혜진 기자] 한파가 찾아온 지난 주 A씨는 평소처럼 족욕을 실시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족욕을 하며 붉게 변했던 발의 피부색이 돌아오지 않고 붓기가 심했다. 물집까지 잡혀 병원에 내원했더니 저온화상 진단을 받았다.
A씨의 경우 당뇨병이 있는 상태여서 정상 사람과 달리 통증이나 뜨거움을 느끼지 못해 저온화상을 입게 된 것이다.
우리 몸의 에너지원 중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포도당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지거나 기능이 저하돼 발생하는 대사질환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감각이 둔해진다.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저하돼 발에 상처가 생겨도 모르거나 치유력이 떨어져 가벼운 상처에도 잘 낫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지기 쉽다.
당뇨병은 다른 질환에 비해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으로 유명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약 15∼25%는 한 번 이상 발 궤양을 경험하거나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 족부병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발 궤양이며 당뇨 환자의 발에 발생하는 모든 증상을 일컫는다. 발 궤양 환자의 50%가 감염 합병증을 동반하며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20%에 달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족욕이나 목욕탕 등에서 뜨거운 물에 의해 발생한 수포나 발톱 정리 시 발생하는 상처, 꽉 끼는 신발을 착용해 발생하는 물집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조아라 대동병원 당뇨병센터 과장은 "대사질환인 당뇨병은 여름철에 느끼지 못한 손발 시림을 겨울철에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차가운 날씨 탓에 몸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보온에 신경 써야 하지만 너무 뜨거운 물에 족욕을 하거나 전기장판 등 온열기구에 발을 가져다 대거나 핫팩을 피부에 바로 올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률이 높은 경우는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당뇨병성 족부병증 경험 △발 기형, 무좀, 굳은살, 티눈 △신경합병증·말초혈관질환이 있는 흡연자 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족욕을 할 때는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도로 유지하되 온도계를 이용해 물의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도록 하며 온도계가 없다면 가족이 먼저 온도를 체크한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족욕은 30분 이하로 실시하며 수시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족욕 후에는 발 전체·발가락 사이를 잘 닦아 말리고 발가락을 제외한 부위에 보습제를 도포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줘야 한다.
매일 발톱 상태, 상처 유무, 피부 이상 등 발 전체를 관찰하도록 하며 겨울철 동상 예방을 위해 땀 흡수가 잘되는 보온 양말이나 통풍이 잘되고 안감을 댄 신발 착용 등을 권장한다. 수면 시 발이 시리다면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대동병원은 지난해부터 본관 2층 내분비내과 외래에 당뇨교육실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당뇨병학회로부터 당뇨병 교육경력 인정 병원으로 선정됐다. 의사·간호사·영양사 등 당뇨병 교육자 자격증을 소지한 당뇨 교육팀이 매월 2회 이상 당뇨병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