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리에 예금상품 인기 시들···대기성 자금, 파킹통장으로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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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금리 3%대로 하락···예금만기에 요구불예금 ↑
고금리 파킹통장 수요 증가···투자 대기성 자금 굴리기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예·적금 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예·적금 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하면서 투자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재작년 연말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경쟁 탓에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던 상황이 1년여 만에 바뀌면서 갈곳 잃은 뭉칫돈이 대기성 자금으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금리(1년 만기)는 모두 3%대 이하를 기록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3.70%로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KB Star 정기예금'은 2.60%로 2%대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한 후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이 늘면서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7480억원으로, 전월(598조7041억원)보다 18조439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 이자가 거의 없는 비원가성 자금을 뜻한다. 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이기 때문에 금리에 따라 정기예금과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늘어난 것은 만기를 맞은 정기예금 잔액을 수시입출금식 통장으로 옮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작년 연말 5%대였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하락하면서 만기를 맞은 자금이 투자처를 찾기 위해 입출금 통장에 임시로 예치된 것.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49조29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9조4412억원 줄었다. 

예금금리가 하락한 배경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어서다. Fed는 지난해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올해 여러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췄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도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1년물,AAA)금리는 3.612%로,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신상품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대기성 자금을 굴리기 위한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 커지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금리를 보장하는 파킹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수시입출금식 통장에 비해 금리가 높다. 다만 고금리 한도가 낮다는 게 단점이다.

예컨대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예치금액 50만원까지 우대조건 없이 연 7%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초과분에 대해선 연 3.5%가 적용된다.

에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자유예금'의 경우 연 4.1% 금리를 최대 2000만원까지 적용한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입출금통장'은 1억원 한도로 연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만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0.2% 금리가 적용된다.

인터넷은행들에서도 파킹통장 금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는 0.1%p 내렸지만 같은 날 파킹통장 상품인 '세이프박스' 금리는 0.1%p 올려 연 2.0%에서 연 2.1%로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입출금통장인 '생활통장'에 최대 300만원까지 연 3%를, 토스뱅크는 '토스뱅크통장'에 연 2%를 적용한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파킹통장의 금리가 높다 보니 신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기존 가입자의 잔액도 유지도 되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내려온 만큼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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