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형 보험사기' 칼 빼들었다···금감원, 기획조사 강화
'조직형 보험사기' 칼 빼들었다···금감원, 기획조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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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병원 연계 사기 집중 조사 계획
보험사기 조사업무 내부통제 강화 당부
"제보 활성화 위해 특별신고기간 운영"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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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 지난 2023년 경찰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등 위반 혐의로 126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병원장과 피부관리센터장, 브로커 등 5명을 구속했다.

병원장은 피부관리센터장 등과 공모해 시술·관리를 받으러 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허위 진료서 및 수납 영수증을 발급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관리센터장의 경우 보험설계사 등을 환자 유치 브로커로 고용,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했으며, 이 같은 수법으로 이들이 보험사에서 타낸 보험료는 2년여 동안 6억원에 달한다.

최근 보험사기가 점점 지능화·조직화되며 활개를 치자 금융 당국이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수사·보건당국과의 공조 강화를 위해 경찰청,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하는 공동조사 협의회 조직을 확대·정례화하는 한편, 브로커, 병원을 낀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김준환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민생침해 보험사기 척결을 위한 보험업계 보험사기 대응조직(SIU) 담당 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올해 보험사기 대응방안과 보험사기 적발 우수사례, 보험사기 조사 관련 내부통제 강화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브로커, 병원이 연계된 조직형 보험사기 및 보험사기 취약부문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하기로 한 상태다. 특히 질병치료를 가장한 성형·미용시술 등이 보험사기 취약부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2019~2022년 기간 중 도수치료를 가장해 성형·피부미용 시술 등을 받아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된 환자는 총 3096명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로 수사 의뢰된 환자(보험가입자)는 2019년 679명에서 2022년 1429명으로 3년간 110% 증가했다.

이들은 통증치료를 위해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의 진료비 영수증,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설계사·상담실장·미용관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팀이 병원을 주기적으로 옮겨 다니며 보험사기를 주도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유형을 비롯한 보험사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수사당국 및 보건당국과 공조 강화를 통한 효율적인 보험사기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민영 공동조사 협의회'를 정례화하고, 수사협의회 개최 등을 통해 수사당국의 보험범죄 수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금감원은 지난해 실시한 보험사기 조사 프로세스 관련 내부통제 점검결과를 공유하고, 업계에 보험사기 조사업무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및 제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보험사기에 연루된 설계사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는 한편, 징계 정보의 공유를 통해 해당 설계사의 퇴출을 유도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중점 추진과제, 조사기법, 내부통제 점검결과 미비점 등을 공유함으로써 보험업계의 보험사기 조사역량을 제고하고 조사 관련 내부통제 점검을 체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가 연계된 조직형 보험사기의 제보 활성화를 위해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고 관련 기획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보험사기 피해 예방 및 구제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홍보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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