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밟는 순간 딴 세상'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시승기] '밟는 순간 딴 세상'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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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3.0ℓ 가솔린 터보 엔진 탑재, 0→100km/h 가속 3.8초
에어 서스펜션, 전용 타이어 장착해 자세 제어도 '탁월'
구매자 부담 덜어줄 1%대 초저리 할부 상품 제공 중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일상의 경험을 특별하게.'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를 수입하는 포르자모터코리아(FMK)가 그레칼레 트로페오를 홍보하며 쓰는 문구다. 지난 28일 FMK의 이 같은 문구를 몸소 체험하고자 시승차를 빌려 교통량이 적은 중부내륙고속도로로 향했다. 끝 없이 펼쳐진 직선 도로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자, 격하게 울부짖으며 폭발적으로 돌진하는 남다른 주행감을 접할 수 있었다.

보닛 아래 자리한 엔진은 V6 3.0ℓ 가솔린 터보다(모터나 배터리가 더해지지 않은 순수한 내연기관 그 자체다). 제원상 최고출력 530마력을 발휘하고, ZF 8단 자동 변속기와 만나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을 3.8초에 끝낸다. 최고속도는 285km/h에 이른다. 놀라운 숫자들이다.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며 기를 쓰고 속도를 올리자, 눈 깜짝할 사이에 시야가 좁아지며 엄청난 속도감이 전해졌다. 매서운 가속에서 사나운 광기가 느껴졌다.

‘잘 나가면 잘 서야 하겠지?’. 제동력을 느껴보고자 (룸·사이드미러로 뒤, 좌, 우를 모두 살핀 뒤) 브레이크 페달을 힘주어 눌렀다. 차는 주저없이 속도를 줄였다. 안정적인 제동은 내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다시 한번 가속 페달을 짓이기며 금속 재질의 플러스 패들을 당겼다.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맹수의 울부짖음과 비슷한 흡기·배기음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집중력도 덩달아 높아졌다. 내친김에 드라이브 모드를 코르사로 바꾸고 내달렸다. 엔진 회전계 바늘은 금세 7000rpm에 도달했고, 에어 서스펜션은 차체를 아래로 잡아당기며 고속 안정성을 높였다. 차의 진가를 조금 더 진득하게 느껴보기 위해 무대를 중부내륙고속도로 북단, 유명산을 감아 도는 37번국도로 옮겼다.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진 서스펜션이 꼬불꼬불한 고갯길에서 자세를 잃지 않고자 씨름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있는 힘껏 비틀어도 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 트로페오 전용 타이어인 브릿지스톤 포텐자 스포츠는 이런 하체의 움직임에 끈끈한 접지력을 보탰다. 코너 진입 전 마이너스 패들을 두 번 누르자 꽁무니에서 듣기 좋은 배기음이 연달아 터졌다. 동시 동작으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앞 코를 왼쪽 깊숙이 집어넣었다. 창자처럼 꼬인 길을 벗어나고자 '가속→감속→변속→조향'을 이어갔다.

산길을 벗어나자마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 긴장이 서서히 풀렸다. 커다란 휠들과 이 휠들을 감싼 앞, 뒤 펜더가 시선을 끌었다. 묵직한 문 너머로 보이는 실내는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처리돼 있었고, 1·2열은 물론 트렁크 공간도 상당히 넓어 보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빠른 반응속도를 제공했지만, 글꼴 등 그래픽 디자인이 마세라티 형제 브랜드이자 저가 브랜드인 지프의 것과 똑같아 아쉬움을 남겼다.

가격은 1억7410만원이다. 경쟁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포르쉐 마칸 GTS, BMW X4M, AMG GLC63보다 비싸다. FMK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구매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증금 50%, 계약기간 60개월 기준 1%대의 초저리 할부와 기본 점검 서비스뿐 아니라 지정 소모품 평생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점: 강력한 엔진, 마세라티 특유의 흡기·배기음 / 약점: 지프가 떠오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 모델 대비 비싼 가격

그레칼레 트로페오 1열(위쪽)과 2열 (사진=F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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