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에서 CEO까지···직장인 신화 이룬 건설사 CEO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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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윤영준 현대건설 사장·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35년 이상 근무한 후 2021년 사장에 첫 선임···'현장소장 출신 사장'
"가장 회사 잘 알아···직원들 두터운 신뢰, 건설업 노고도 이해할 것"
(왼쪽부터)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평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한 직장에 충성한 결과 수장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이다. '평생직장은 옛말'이 돼버린 사회적 흐름 속에서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주목된다.

11일 각 건설사에 따르면 오세철 사장과 윤영준 사장, 백정완 사장은 모두 같은 해인 2021년 사장으로 첫 선임돼 현재 햇수로 4년째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모두 현장소장 출신인 점과, 1980년대 중후반에 입사해 IMF와 경제 위기 등을 거치고 30여 년간 회사와 함께 했다는 점도 같다.

먼저 오세철 사장은 1985년 24세의 나이로 삼성물산에 입사해 오랫동안 현장·기술직을 맡았다. 그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해외 사업으로 영역을 크게 확장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와 같은 해외 사업에서 현장소장을 지냈다. 그러다 2009년 중동지원팀장이 되고, 2013년 글로벌조달실장 전무로 승진한다. 임원 자리까지 오르는데 23년이 걸렸고, 입사 후 36년만에 사장자리에 올랐다.

오 사장은 해외 건설의 전문가인 만큼 해외 수주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선임된 2021년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5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탈환하고 이후 2022년, 2023년 모두 선두를 지켰다. 오 사장은 코로나 시기에도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직접 낙찰통시서를 받는 등 수주 작업을 끝까지 챙겼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또 취임 이후 국내 도시정비 신규 수주 실적도 △2021년 917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2023년 2조1000억원으로 늘며 큰 매출 상승세를 일으켰다.

삼성물산은 오 사장 선임 당시 "다양한 해외현장을 경험하고 글로벌조달실장을 거쳐 플랜트사업부를 이끌어온 현장 전문가"라고 평가한 바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1987년 입사해 국내 주택, 교량, 철도, 도로 사업에서 현장소장를 맡았고, 총괄 팀장을 거쳐 입사 25년 차에 임원이, 34년 차에 사장이 됐다. 그는 현대건설의 강점으로 꼽히는 주택사업에서 수주능력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사업본부장 역을 맡으며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로 이끌기도 했고, 수주전의 중요한 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진 일화가 유명하다. 예를 들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직접 조합원이 되기도 했다.

그가 사장으로 선임된 2021년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5조5499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윤 사장은 양질의 도시정비 신규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2021년 6월 도시정비사업부 안에 '사업추진 전담 조직'을 만들어 수주영업 부서와 사업추진 부서를 분리했다. 이 조직은 행정업무와 조합의 빠른 인허가를 지원, 사업위험을 관리하고 영업부서가 신규수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현대건설은 현재 도시정비 신규수주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윤 사장에 대해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이라며 또한 "성과에 대한 보상 등이 확실해 조직 장악력이 높고 직원들 사이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의 경우도 전통 '대우건설 맨'이다. 23세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현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이후 다양한 현장 소장 자리를 맡게 됐다. 서울 화곡주공시범아파트, 서교동푸르지오, 서교동미래사랑, 은평뉴타운3지구 등이 모두 백 사장이 현장소장으로서 정성을 쏟았던 곳이다. 그는 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회사에서 1988년, 1992년, 2002년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입사 28년 차에 주택사업본부 담당 임원으로 보임된 후 36년 차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백 사장의 취임 이후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신규수주로 △2021년 3조8992억원 △2022년 5조2763억원을 기록하며 신기록를 경신했다. 2023년에는 사업성이 양호한 서울 위주 선별수주에 나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6858억원으로 서울 지역 수주 1위에 올랐다. 이에 시공능력평가도 꾸준히 올라 지난해 기준 삼성물산, 현대건설과 '톱3'에 들게 됐다. 아울러 회사의 부채비율 개선 성과도 주목받는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284%에서 △2021 225.1% △2022년 199.1%로 줄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백 사장에 대해 "소탈한 성격을 가졌고, 회사 내에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며 승부사 기질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백 사장은 최근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만나는 자리를 가지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 백 사장은 자신도 똑같은 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점을 들며 "업무를 하면서 실수 혹은 실패하더라도 후속 조치를 잘 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팁을 주었다.

이들 밖에도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장동현·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등도 오랫동안 포스코, 롯데, SK그룹에서 다양한 보직을 맡다가 건설사 사장에 오른 경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 경영인 발탁·현장직 출신에 대해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누구보다 회사를 잘 안다는 장점이 있고, 다른 조직원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더 신뢰가 가는 것 같다"며 "오랫동안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건설업의 노고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리더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2년~2024년 건설업 근로자 적정 규모 연구'에선 내국인 근로자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건설현장 취업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장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53.1세이며, 40대 이상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35세 미만은 0.5%에 불과했다. 아울러 건설사에 종사하는 'MZ(21~42세)' 406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27세'의 71%가 5년 내 현 직장을 퇴사할 거라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28~34세'는 68%, '35~42세'는 45%가 5년 내 퇴사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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