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물가쇼크 벗어나나···FOMC 의사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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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PPI, 예상치 동반 상회···국채금리·달러 동반 오름세
WTI 79.19달러···고조된 중동리스크에 작년 11월 이후 최고
예상밴드 1300~1350원···중국 증시와 경기부양책 등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상을 웃돈 물가 상승압력에 조기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미국채 금리와 달러의 동반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19~23일) 원·달러 환율은 133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견조한 물가와 국제유가 오름세 등에 환율 하단이 막힌 반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기반한 중국 증시 호조 등은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9원 내린 달러당 1333.5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29.8원으로 출발해 1335.4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특히 14일에는 장중 1340원을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주 외환시장의 키워드는 물가다.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1%, 근원물가 상승률이 3.9%로, 전망치(2.9%, 3.8%)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3%, 근원 PPI는 0.5%씩 상승하며, 전망치(각 0.1%)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고용호조에 약화되던 조기인하 기대감은 물가 서프라이즈에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조기인하 전망치는 10.5%로 나타났다. 올해 초 8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하락했다.

5월 동결 가능성도 71.6%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2.3%p나 상승했다. 6월이 돼서야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25bp 인하, 57.1%)이 우세한 상황이다. 오는 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역시 매파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644%, 10년물 금리는 4.296%까지 올라왔다. 특히 소매판매 등의 부진에도 달러인덱스는 104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을 좌우할 핵심 재료는 잔존한 물가쇼크와 중국, 국제유가 등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9% 오른 배럴당 79.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최고치로, 지난주에만 3% 넘게 상승했다.

유가 상승 원인은 확대된 지정학적 리스크다. 지난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폭격한 것에 이어, 다음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지역을 공격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인 라파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유럽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이처럼 확대된 중동리스크는 물가 상승 압력과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높여 달러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춘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도 변수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집행 가능성을 피력하면서, 중국 증시에 순매수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중국 춘절 소비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홍콩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위안화 강세와 함께 환율 역시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다.

오는 20일 중국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작년 8월 이후 반년째 금리가 동결되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됐다. 다만 미국 조기인하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했던 시장과 연준의 시각차가 좁혀지면서, 한은이 먼저 움직일 근거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번 금통위 역시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매파적 동결이 예상된다.

종합하면 이번주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견조한 고용과 물가 압력 등에 조기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국제유가 오름세가 나타나면서, 국채금리와 달러의 동반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증시에 부양책 관련 기대감이 반영될 경우 환율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홍콩증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위안화와 함께 원화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상밴드는 1300~135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15원~1345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치를 상회한 미국 물가에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색됐으며,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일단 시장은 의미를 축소하며 기존 궤도로 복귀 중이지만, 미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면서 환율 하단도 막혔다.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증시 훈풍에 합류할 시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중 연준 의사록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경계하며 제한적인 흐름 보일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 1300~1335원

지난주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상승압력이 우세했다면, 이번주는 상승보단 하락압력이 소폭 우위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주 FOMC 의사록에서 양적긴축(QT) 속도조절과 관련된 논의가 나온다면, 달러는 약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이 LPR 금리를 인하한다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위험선호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원화 강세요인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10~1360원

물가 불안 심리가 재발된 가운데, 유가 흐름이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 변수로 등장할 것이다. 중동 불확실성 리스크가 유가를 자극 중인 가운데,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설 경우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춘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되는 중국 금융시장의 상황도 중요 변수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 기대감이 유지될지가 위안화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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