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예금 깨 빚 갚는 기업들···기업예금, 19년 만에 감소
고금리에 예금 깨 빚 갚는 기업들···기업예금, 19년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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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작성 이래 2004년 이어 두번째
"이자부담에 디레버리징·예금여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업예금 잔액이 19년 만에 감소했다. 고금리 여파 속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예금을 꺼내 썼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업의 원화예금 잔액이 637조5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5조8260억원) 줄었다.

기업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4년(-2.9%, 4조7070억원 감소) 이후 처음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1975년) 이래 두차례뿐이다. 지난해 가계예금 잔액(925조9810억원)이 일년새 8.5% 증가한 것과도 대비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말 기업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15조610억원으로 일년새 1.1%(1조2280억원) 감소했고, 저축성예금 잔액(522조4410억원)도 0.9%(4조5980억원)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지난해 연중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상반기 말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총예금은 772조4270억원으로, 2022년 말(796조3480억원) 대비 3%나 줄었다.

통상 10억원을 초과하는 저축성 예금의 예금주는 주로 기업이다. 해당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3년 12월 말 이후 약 10년 만이었다. 또한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 회전율은 월 1.4회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고금리 환경 속 기업들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만기된 예금을 재예치하지 않고, 대출상환 등에 활용했다는 진단이다. 반대로 악화된 경기 상황 속 예금을 늘릴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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