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불황에도 역대급 실적···주주친화 경영 나선다
식품업계, 불황에도 역대급 실적···주주친화 경영 나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매출 3조 클럽' 입성 식품사 7개사→9개사
주주환원 정책 일환···배당금 인상폭·배당성향 높여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오른쪽)가 롯데 인디아(LOTTE India) 하리아나 공장 내 롯데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웰푸드)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지난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시장의 주주 환원 요구에 부응해 주주 친화적 이미지 제고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주 배당 확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3조클럽에 속하는 국내 식품 대기업은 기존 7개사(CJ제일제당·대상·동원F&B·롯데웰푸드·오뚜기·농심·SPC삼립)에서 롯데칠성음료·CJ프레시웨이가 새롭게 입성해 9개사로 늘어났다. 특히 롯데칠성음료·CJ프레시웨이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 성장 동력 확보로 신규 3조 클럽 회원사에 돼 눈길을 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액은 3조2247억원으로 같은 기간 13.5% 늘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2107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5.5%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매출 증대에는 필리핀 펩시(PCPPI) 인수도 한몫했다. 지난해 10월 연 매출이 1조원에 가까운 필리핀펩시(PCPPI)를 인수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함에 따라 필리핀펩시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작년 4분기부터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매출이 급증했으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소주 세로의 성공과  제로 음료 부문의 매출 증대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1.4% 증가했다. 식자재 유통(매출 2조2858억원) 고객 수 확대와 단체급식 사업(매출 7261억원)의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단체급식 사업의 경우 고물가로 인해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진 덕을 톡톡히 봤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770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액은 4조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건과와 빙과 등의 매출이 증가했으나 유지해 세 하락 영향으로 인해 전사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영업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루블화 등 환율 약세로 인해 매출 신장이 둔화됐지만, 인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외형 성장에 따라 수익이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3조 클럽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기업도 대거 눈에 띤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세전이익은 2022년보다 6.8% 성장한 52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춘절과 뗏 시점 차이와 함께 중국 위안화 약세 및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 △적극적인 영업활동 △생산설비 확대 등으로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은 역시 불닭 시리즈의 글로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1929억원, 1468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6% 늘어난 1249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불닭 시리즈가 53억개가 팔렸다. 불닭볶음면이 출시되기 직전인 2011년 대비 매출이 4배, 영업이익은 10배로 올랐다. 

때문에 국내 매출 상위 주요 식품기업인 롯데웰푸드·오리온·동원F&B·삼양식품 등은 주주 친화 기조를 위해 지난해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다만 오뚜기와 SPC삼립은 배당금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이  중 가장 배당금을 가장 많이 올린 롯데웰푸드는 실적 개선에 따라 지난해 결산 주당배당금을 3000원으로 직전 결산 배당금보다 30% 늘렸다. 오리온 역시 주주가치 증대 차원에서 주당 배당금을 기존 950원에서 1250원으로 31.6% 늘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조 클럽에 새롭게 입성한 롯데칠성음료와 CJ프레시웨이도 배당을 늘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종합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3조원대를 기록하며 결산 배당액은 보통주 3400원, 우선주 1주당 3405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 오른 수치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보다 700원 올린 3000원으로 결정했다. CJ프레시웨이 역시 지난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50원에서 450원으로 29% 늘렸다.

삼양식품도 불닭 시리즈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매년 배당 규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 배당을 주당 11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공시한 중간배당 1000원을 합치면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금은 주당 2100원이다. 전년 배당금인 1400원(중간배당 800원 포함) 대비 50% 늘었다. 동원산업의 식품 사업 부문 계열사인 동원F&B의 경우 주당 배당금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늘렸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전년도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을 포함한 연결기준 매출액은 29조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조2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감소했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배당금은 분기 배당금 1000원씩 3분기, 결산 배당금 2500원으로 총 5500원이다.  동원산업 역시 당기순이익이 2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한 가운데 배당금 규모를 주당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1100원으로 유지함에 따라 배당성향은 연결 기준 13.4%에서 14.6%로 상승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배당금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견조한 경영 성과로 축적된 재원을 활용해 자사주 매입·배당금 지급 등 다방면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이라며 "배당이 가능한 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미래의 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