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현투證 실적 악화 ‘고민’
금융당국 현투證 실적 악화 ‘고민’
  • 임상연
  • 승인 2003.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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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894억 적자…공적자금 회수 ‘먹구름’
업계 수탁고 급감등 실적 큰 폭 개선 어려워”


올 상반기 증권업계가 8천4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푸르덴셜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현투증권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 업계 ‘꼴지’를 달리고 있어 정부당국이 고심에 빠졌다. 영업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공적자금 회수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투증권은 올 상반기 894억원의 적자를 기록,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555억원)에 이어 적자규모가 34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투증권은 지난 한해에만 2천6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이처럼 현투증권의 적자 규모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계획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정부와 푸르덴셜은 지난 25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분 80% 매각대금을 매각완료(closing) 이전의 과거 1년 현투증권의 영업실적(핵심영업현금흐름, Core EBITDA)에 따라 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BITDA는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 현금유출이 없는 감모상각비용을 모두 더한 것으로 적정주가 산출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준이다. 핵심영업현금흐름은 여기에서 특별손익을 제외하고 순수한 영업현금흐름만을 계산한다. 따라서 올 한해 현투증권의 영업실적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매각대금도 기대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감독당국 관계자는 “현투증권이 최대한 좋은 영업실적을 보여야만 공적자금 회수규모도 늘어난다”며 “매각시점까지 현투증권이 호전된 실적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영업실적 악화에 따라 공적자금 회수 계획에도 차질을 빗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현투증권 지분 80% 매각을 통해 3~4천억원가량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해 현투증권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기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매각대금산정시 불이익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투증권의 올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수수료 수익 및 수익증권취급수수료 등 주요 수익원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이다. 실제로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 및 수익증권취급수수료은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영업비용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판매 및 관리비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천2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투 한투 제투증권등 여타 전환증권사의 판매 및 관리비용이 400~8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현투증권은 타전환증권사에 비해 수익원이 취약한데 반해 비용지출 규모가 커 영업실적이 나빴다”며 “최근에는 카드사 유동성 위기로 수탁고도 급감하고 위탁수수료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 큰 폭의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위탁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업계 빈익빈부인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대형증권사들은 지수 상승에 따라 자기매매이익과 상품평가이익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반면 소형사 및 외국계증권사들은 위탁수수료 수익 감소로 적자전환 또는 적자폭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중에는 대투증권이 1천203억원의 흑자를 기록, 업계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어 한투(1천20억원) 삼성(650억원) 대신(565억원) 현대(556억원) 한화(535억원) 굿모닝신한증권(513억원)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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