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밸류업' 승승장구하는 코스피를 기대하며
[기자수첩] '밸류업' 승승장구하는 코스피를 기대하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3300을 넘어서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같은 말을 남겼다. 

또 금융당국은 스스로 자본시장 업그레이드의 첫 단추를 꿰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공허함만 가득하며 아우성이다", "별거 없을 줄 알았다", "강제성도 세제 혜택도 없이 뭘 하겠다는 건지" 등 기대보다는 실망을 내비추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아 애석한 일이다. 

당국은 34년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일본 증시를 벤치마킹하겠다고 말했다. 실상을 뜯어보면 주가 부양을 위해 기업에게 '채찍질'을 한 일본과 달리 '당근'만 내놓은 한국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이에 주가 부양이 채 되기도 전에 밸류업이 흐지부지 될까봐 개인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의 걱정이 한가득이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로 자사주 소각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년간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32곳밖에 없다.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은 234곳으로 꽤나 많은 수치지만 소각하지 않는다.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지 않으면 잠재적인 오버행 우려부터 시작해 향후 경영권 문제 등이 생겼을 때 자사주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  

경영권 분쟁 중인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그룹에 18% 비중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을 주장하기도 했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순 없다. 오는 5월 예정된 2차 세미나 때까지 시간이 남았고, 기회도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만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로부터 2차 세미나에서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덕에 코스피가 닛케이보다 더 낫네'와 같은 희망찬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자사주 소각을 비롯해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원인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알맹이’가 담기길 바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