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당국서 공매도 재개 관련 언급 기대"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금융감독원 주최 공매도 토론회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공매도 재개 관련 소식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매도 금지로 인해 올해 상반기 수익을 내지 못한 대차관련 사업 부문에서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3일 이복현 원장 주재로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 패널로는 시민단체 대표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와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 등이 참석한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공매도 토론회는 지난해 말부터 3번째 진행됐지만 금감원에서 직접 주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관련 마지막 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이 공매도 재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토론회는 앞선 토론회보다 훨씬 더 주목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골드만삭스가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주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개최한 IR 행사에서 "6월 전에 공매도 금지가 해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해명자료를 내놨다. 이후에도 일부 언론사 등을 통해 6월 공매도 재개와 공매도 가능 종목 확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공매도를 바라보고 있다.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의 99%를 점유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투자자 대비 39배 수익을 가져간다는 논문이 발표됐음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며 "국내외 증권사들이 불법 공매도를 손쉽게 자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지수펀드(ETF)의 호가 공백 등 문제로 유동성 공급자(LP)의 공매도까지는 중단하지 않았지만, DB하이텍·엠투아이·에코프로비엠 등 몇몇 사례를 볼 때 LP가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고 본다"며 "ETF 피해보다 현물시장의 개인 투자자 피해가 크기 때문에 LP 공매도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토론회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대중들에게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 특히 공매도의 순기능인 가격 조정 기능을 앞세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로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시장 상황을 살펴봤는데, 변동성이 커지다보니 일부 종목에서 크게 상승하는 경우도 눈에 띄지만 그만큼 속절없이 떨어지는 종목도 붙잡을 수 없는 상황 등이 보였다" 말했다.
그는 이어 "토론회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기 했으나, 얼굴 등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선뜻 나가기가 꺼려졌다"며 "그럼에도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참석한다고 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토론회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국 시장을 중점적으로 지켜보는데, 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더불어 향후 공매도 재개를 언제 할지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게 될 때가 언제인지 금융당국에게 관심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매도 중단으로 일부 증권사의 대차 관련 부서는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고 있어 인력 조정 얘기도 나온다.
증권사는 차입 공매도를 하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유가증권을 빌려주는 대차 비즈니스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려왔다. 공매도 중단 이후 대차 잔고가 줄었고, 기관투자자들에게도 빌려간 주식의 상환을 요청하면서 관련 수익이 크게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차 관련 외에도 다른 업무들이 많아 아직은 조용하지만 공매도 중단이 길어질 경우 인력 감축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