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융감독원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가 공매도를 지속하며 시장 교란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에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공매도, 자본시장 선진화 등에 대해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개최하고,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 불신 해소에 나섰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현합대표는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당국이 예외로 허용하고 있는 시장조성자(MM)와 LP의 공매도까지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작가는 "공매도와 관련해 MM이나 LP에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결국은 MM, LP의 공매도가 불법성과 부당성, 그리고 편파성이 있는지 의심되기 때문"이라며 "대대적으로 MM, LP의 불법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일단 MM, LP의 공매도는 중지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여러 불만 중 MM, LP 공매도 이슈는 최근에 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계속 인가되는 신규 파생 상품에 공매도를 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자 공매도를 금지하면 ETF 호가 공백이 생겨 시장에 혼란이 생긴다라는 이유로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이 (LP 공매도 금지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다"면서 "LP 공매도의 장점도 있지만, 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 이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2600선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태인데, 여기에는 LP와 불법 공매도의 영향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동성 공급자 공매도 비중과 금액이 많은 종목에 대해 금감원의 특별 조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LP와 MM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의혹 제기는 지난해 11월 6일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중단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조사에 착수했지만,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ETF LP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위험 헤지(분산)을 위해 주식을 공매도 해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공매도 금지 예외로 인정받고 있다"며 "LP에 의한 불법 행위가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고, 현재도 계속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부원장보는 "그 동안 불법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 부분(LP 공매도 시장 교란 의혹)에 대해선 나중에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에 점검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또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점검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무차입 공매도나 거래 자체가 불법성을 갖지 않더라도 시세에 관여할 의도가 있다거나 고빈도 거래와 관련해 거래 특성상 다른 거래 대비 허술할 수 있다는 부분 등 별도로 지적된 내용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된 작업은 이르면 다음달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불법 공매도 차단을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을 주요 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된 준비 작업들을 올 상반기까지 국민들에게 설명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이고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어떤 점이 가능한지 비용이나 시스템적 측면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두 달 후에 비슷한 포맷으로 설명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