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당 벗어난 로봇, 수술에 배식까지···"물러나십시오, 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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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클로이, 서빙·안내 넘어 물류·생산 로봇 신제품 공개
두산, 로봇 수술 보조 성공···한화, CJ와 급·배식 로봇 협업
"전후방 산업과 연관효과 커"···중소형 기업 육성 지원 필요
LG 클로이 물류 로봇.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대기업들이 로봇사업이 스마트팩토리와 서비스를 넘어 물류, 의료, F&B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물류 전시회 ‘모덱스(MODEX) 2024’에 참가해 초고속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 시스템과 연동된 오더피킹 로봇 △차별화된 로봇 관제 시스템 △스마트팩토리 내 물류 자동화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LG전자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대량의 물품을 목적지로 운반하는 데 특화된 AI 물류 로봇인 'LG 클로이 캐리봇(CLOi CarryBot)' 2종을 선보였다. 물품을 구분해 나눠 담는 적재형, 본체 뒤에 대량의 물품을 싣고 운반하는 롤테이너형이다.

또 고객사의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창고 관리 시스템)와 연동해 주문 정보를 받아 로봇별 동선을 고려한 효율적인 업무 분배가 가능하다. AI를 기반으로 다수의 로봇에게 최적의 주행 경로 분석과 제공은 물론, 관제 시스템인 LG 클로이 스테이션을 통해 위치 확인 및 원격 호출, 운영 현황 조회 등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물류 로봇 외에 스마트 팩토리 로봇 3종도 함께 공개했다. 또 물류 거점 및 스마트팩토리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5G 특화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함께 선보였다.

LG전자는 그동안 '클로이' 브랜드를 통해 안내로봇과 서브봇 등 서비스로봇을 선보였다.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로봇도 안내와 검체, 약품 운반 등에 특화된 서브봇의 일종이었다. 그러나 최근 물류, 스마트팩토리 등 로봇의 사용처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14일 대구 구병원에서 진행된 담낭 절제 수술에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 투입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복강경 담낭 절제 수술은 10mm 내시경 카메라를 배꼽을 통해 복강에 삽입한 후 수술도구를 조작하며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피부를 약 1cm 정도 절개해 수술도구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투관침을 삽입하고 3~4개의 절개 부위로 외부에서 몸 안을 관찰할 수 있는 영상장치와 도구를 투입해 수술을 진행했다.

이 솔루션은 3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고 협동로봇 6개의 각 축에 조인트 토크 센서를 탑재해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또 프로그래밍을 통해 수술 동선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조이스틱으로 쉽게 상하좌우 이동, 화면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하다. 기존에 2~3명의 수술 보조인력이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는 힘든 작업을 협동로봇이 대신해 의료현장의 노동 강도를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강경 수술 보조의 경우 전공의나 PA 간호사 상관없이 잔여인력이 투입돼 보조한다"며 "로봇이 수술을 대체할 수 있으면 업무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로보틱스와 CJ프레시웨이는 '푸드서비스(급식·외식) 자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협업을 이어간다. 앞서 양사는 올해 1월 푸드서비스 자동화를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식재료 전처리 △메뉴 조리 △배식 및 퇴식 △식기 세척 등 서비스 프로세스별 운영 효율을 높이고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기술 솔루션 개발이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외식업계에서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조리와 서빙을 담당하는 로봇이 보급됐으나, 양사의 이번 협약으로 대량의 식사를 집중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급식현장에서 로봇 투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화로보틱스는 자체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식음 서비스 관련 로봇 및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단체 급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모델 검증과 현장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 (사진=두산로보틱스)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 (사진=두산로보틱스)

로봇 사업은 스마트팩토리와 서비스, 방역로봇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HD현대로보틱스와 KT, LG전자가 방역로봇을 공개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이르렀음에도 또 다른 대형 전염병 발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방역로봇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모더 인텔리전스는 세계 방역 로봇 시장의 규모는 연간 36.4%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3억4130만 달러(약 4143억원)에서 2026년 33억1018만달러(약 4조1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로봇 시장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산업은 2022년 158억7000만달러(약 21조원)에서 2030년까지 1873억3000만달러(약 24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와 F&B뿐 아니라 군사, 교육,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KT, 두산, 한화, HD현대 등 대기업들 중심으로 로봇 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나 유진로봇 등 중소형 로봇 기업들이 시장에 새로운 시장을 공략한 로봇을 내놓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전후방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높아 산업육성이 필요하다"며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시장 활성화, 기술력 제고,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전략 수립과 진출 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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