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2대 주주 얼라인과 '사외이사 선임' 두고 또 격돌
JB금융, 2대 주주 얼라인과 '사외이사 선임' 두고 또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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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7명 재선임···얼라인·OK저축銀 측 1명씩 추천
얼라인, 주주 제안 통해 사외이사·비상임이사 5명 추천
OK저축, 노르웨이연기금, 국민연금 등 캐스팅보트
(사진=JB금융그룹)
(사진=J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J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JB금융지주와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 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주총에서 배당 확대 및 사외이사 선임 건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양측은 신임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선임 관련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JB금융 이사회는 총 9명으로, 김기홍 회장(사내이사)과 성제환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7명(유관우·이상복·정재식·김우진·박종일·이성엽·김지섭)의 임기가 이달 중 만료된다. J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젠더 다양성 및 주주 간 형평성을 고려해 이사회 멤버 수를 2명 늘린 11명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에 JB금융 이사회 측은 기존 멤버 7명을 재선임하고, 얼라인이 제안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얼라인은 주주 제안을 통해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 후보로 5명(이희승·김기석·백준승·김동환·이남우)을 추천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비상임이사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라인 측은 "이희승 후보를 제외하고 이번 주총 표 대결을 통해 1~2명의 후보를 이사회 멤버로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며 "주주제안을 통해서도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B금융 이사회는 다수의 이사 추천은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 등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 중 이희승 후보는 이사회에서도 추천해 선임 가능성이 높겠지만, 관련 안건은 주총에서 주주들이 결정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해 얼라인은 △주당 900원 배당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 추천안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가 모두 부결됐다.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으로 맞붙었던 양측이 올해 사외이사 선임안을 놓고 또다시 대결구도를 펼치고 있다.

올해 주총 역시 이사회 선임 안건을 둘러싸고 표대결이 불가피한데, 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대신 이사 수만큼 주주들의 투표권이 정해지는 '집중투표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섣불리 전망하기 쉽지 않다.

현재 JB금융의 지분구조는 △삼양사 14.61% △얼라인 14.04% △OK저축은행 9.65% △국민연금공단 6.16% △더캐피탈그룹컴퍼니즈(The Capital Group Companies) 5.48% △기타 50.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1대·2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이 각각 14.61%, 14.04%의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갖고 있어 양측간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편 가르기가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 최대주주 삼양사와 3대주주인 OK저축은행이 JB금융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과 지난 2016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OK저축은행은 지방금융 주식 매입을 꾸준히 늘리며 배당 수익을 노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얼라인파트너스의 편을 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대 세력에는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2대주주 얼라인과 함께 세계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연기금이 자리하고 있다. 노르웨이연기금은 JB금융의 소액주주지만 전세계에서 운용하는 자산이 2133조원 수준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 역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얼라인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찬성했던 김기석 후보가 올해도 사외이사 후보로 나왔기 때문에 여전히 얼라인 편에 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대 해외투자자인 더캐피탈그룹의 입장도 주목된다. 지난해 주총에선 지분율이 5%미만이었지만, 이후 JB금융 지분을 집중 매입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5.4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결권 자문사 의견도 나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JB금융을 지지한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얼라인 측 안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ISS는 "JB금융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모두에 대해 찬성 투표하는 것이 타당하며, 나머지 모든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각종 지표가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우수한 JB금융을 대상으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캠페인'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 측은 "얼라인파트너스 측 주주제안이 가결되면 이사회는 12명이 된다"며 "이사 수가 늘어나더라도 이사회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저해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감시 기능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찬성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얼라인은 26일 전주지방법원이 자사가 JB금융지주와 핀다를 상대로 신청했던 상호주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우호세력에 해당하는 핀다가 오는 28일 주총 때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해 가처분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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